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타라 미치코 지음, 김지혜 옮김 / 더난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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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고 싶어!"

"저렇게 나이 들고 싶어요."

감탄, 공감, 응원, 소망, 희망의 댓글이 끊이지 않는다는 <Earth 할머니 채널>의 주인공 '타라 미치코'.

그녀의 일상이 궁금하였습니다.

아니, 뭔가 위안을 얻고 싶었습니다.

촘촘히 차곡차곡 쌓아온 시간

손길 하나마다

한땀

한땀

삶이 짜여간다

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지금 87세인 타라 미치코.

55년 된,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아파트에서 예전엔 다섯 가족이 함께 살았지만 딸 하나와 아들 둘은 오래전 독립했고 남편은 7년 전에 세상을 떠난 후 혼자 살고 있는 그녀.

2020년, 당시 중학생이던 손자(둘째 아들의 아들)와 <Earth 할머니 채널>이라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 어떤 꾸밈이나 거창한 이벤트도 없는,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을 살아가는 일상생활을 담았는데 그 모습으로부터 사람들은 위안을 받게 됩니다.

많은 일이 있었지만 행복한 87년이었습니다. 저는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하고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살아가려고 했어요. 언제나 '즐기지 않으면 손해'라는 마음가짐으로 살기에 힘들 때도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돌아보면 항상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 page 40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굳이 생각하지 않아요. 때가 되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살아가죠. 실제로 항상 그렇게 되어왔고요. 그래서 지금도 미래의 일은 걱정하지 않아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가짐이지요.

그보다는 지금을 즐기고 싶어요. 매일 긍정적으로 살아야지요. - page 206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고 일러주시는 그녀로부터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적은 삶에서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15평의 아파트 모든 공간에 그녀의 손길이 닿아있었습니다.

손수 그린 그림, 직접 바느질하고 뜨개질한 침대 시트, 오랫동안 모아온 예쁜 그릇들.

따스함과 정겨움이 느껴졌던 이 공간이 무척이나 특별해 보였습니다.

혼자 밥 먹을 때 쓰는 그릇은 바로 꺼낼 수 있도록 부엌 싱크대 위의 찬장에 넣어둡니다. 적게 먹는 편이라 조금만 담아도 에쁜 작은 그릇이 대부분이에요.

대충 자른 어묵도 마음에 드는 그릇에 담으면 훌륭한 반찬처럼 보인답니다. 눈이 즐거우면 배 속도 마음도 만족스러워지는 법이지요. - page 58

버림받은 작은 천 조각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는 것도 직접 만드는 즐거움 중에 하나예요. 컵 받침이든 마스크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드는 보람이 있죠.

주로 저녁을 먹고 나서 바느질을 해요. TV를 보면서 2시간 정도 짬짬이 하는 바느질은 나만의 힐링 시간이죠. 손을 움직이며 작품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는 기쁨이 크답니다. 마감 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바느질하는 시간을 즐깁니다. - page 145

그렇다고 마냥 소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속에서도 레몬식초와 같은 특별함이 더해져 그녀만이 그려낼 수 있는 낭만이 엿보이곤 하였습니다.

요리는 간단한 것이 좋지만 음식 만드는 수고를 즐길 줄도 알아요. - page 89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가고 싶은 곳에 못 간 적은 없어요. 일단 가서 친구를 사귀면 되니까요. 친구를 사귀지 못하더라도 여행의 목적인 영국의 시골, B&B, 펍을 즐길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여행이지요.

...

혼자 여행을 떠나면 불안하지만 저는 호기심이 불안감을 밀어내는 편이에요. 일단 뛰어들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니까요. - page 175

나이가 들면서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힘에 부칠 테지만 그녀는 나이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모습은 저에게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고 적당히도 괜찮다

고 알려주신 그 가르침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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