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김신지 지음 / 잠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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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소리를 들은 지가 엊그제 같았는데...

어느새 1월도 후반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나도 시간이...'란 생각이 들면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있는 삶'

그러기 위해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괴로운 것을 피해

뒷걸음치는 인생 말고,

좋은 것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삶을 살고 싶어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말에 참 공감하였습니다.

내 시간을 팔아서 번 돈으로 다시 시간을 사길 반복했다. 돈을 벌어서 결국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내가 원하는 시간을 보내는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하느라, 정작 내게 소중한 것들을 자꾸 뒤로 밀쳐두어야 했다. 바빠서 나빠지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나는 그때 분명 나빠지고 있었다. 열심히 살수록 내 삶에는 소홀해지고 있었으므로. - page 6

분명 곁에 있지만 사라져버린 듯 느껴지는 '시간'.

그 시간의 주인이 나란 걸 잊지 않고 살아간 따사로운 성장 에세이였습니다.

그동안 나는 함부로 무언가를 잃었다고 말해온 게 아닐까. 내가 사라졌다고 여긴 많은 것들은 여전히 거기에 있는지도 몰랐다. 충분히 어두운 곳에, 충분히 고요한 곳에, 속삭임으로 말해야만 들리는 곳에. 그러니 내 곁에서 사라져버린 것들을 다시 만나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당연하게도 그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일이었다. - page 65

일상의 여백이 생기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눈도 조금 더 상냥해지고 그 덕분에 진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저자.

읽고 있노라면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어 부드럽고도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같이 나무를 보고, 달을 보고, 노을을 본다. 다 커서 찾은 어릴 적 친구처럼 붙어 다닌다. 무엇이든 처음 보는 것처럼 바라본다. 어제와 달라진 점을 찾는다. 바라보는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풍경을 가진다.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누린다. 이상하다. 멍의 시간을 갖는 것뿐인데 왜 다시금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 기분이 들까? - page 112



그동안은 정말 남들처럼 그저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시간을 정말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정신없이 흘러가 버리는 하루로 인생이 채워지는 게 괜찮은 걸까?

란 생각이 들었고 만감이 교차했었습니다.

이것이 진정 내 삶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조금씩 나만의 시간도 가지면서도 불안했던 마음이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직 난 시간을 제대로 쓰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쓰고 싶은 글을 쓰고, 먹고 싶은 밥을 먹고, 날씨가 너무 좋다 싶은 날엔 산책하러 나갈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매일 느낀다. 그게 행운이라는 걸 생각하면 지금 내 하루 중에서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진다. 그래서 요즘 나는 시간이 아깝다. 어렵게 얻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잠을 줄여가면서 뭘 더 공부하거나 얻기 위해 노력할 때 느끼는 아까움이 아니라, 이 시간에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느끼는 아까움이다. - page 202

'삶이라는 시간'을 써야 함을.

하지만 여전히 바쁘다는 이유로 늘 '나중'으로 밀어두는 우리들에게 전한 메시지.

우리에겐 아직 스지 않은 용기가 있다고.

다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또한 있다고.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도, 언제든 내가 나에게 더 나은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덕분에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기대하며 '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어진' 마음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더 많이 사랑하는 데 다가올 시간을 썼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며...

저자의 또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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