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생활 - 부지런히 나를 키우는
임진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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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글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림은 익숙한...

그래서 왠지 그림만큼이나 다정할 듯한 그녀의 이야기.

그중에서도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저에게 그녀의'읽기'라는 행위에 관한 여러 모양의 사유의 모습은 어떨지...

우선은 매일 아침 새로이 만나는 나를

느리고 낯설게 읽어나가면 어떨까

읽는 생활



사소하지만 흔한 것부터 가까이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책 속에서의 그녀의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카레를 끓이면서 국자로 휘휘 젓는 틈틈이 속독을 하기도 하고, 하나의 만화책을 두고 서로 좋아하는 장면을 펼쳐드는 달뜬 감정, 우표 책을 채우기 위해 하교 후에 가게로 달려가던 숨 가쁜 추억까지 소소하지만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우리네 모습을 보며 공감과 잠시나마 제 추억도 소환하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읽는 사람에서 이제는 책을 위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쓰는 독자가 되었기에 '책'을 중심으로 관찰하며 기록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이야기는 책 제목에서 우리에게 일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책을 알아가는 건 재미있는데, 아무래도 나를 알아가는 데에는 큰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 나를 이렇게 보면 어떨까. 책을 대하듯이 나를 대하면 어떨까. 나는 왜 책 앞에서만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내가 되는 걸까. 나 스스로를 앞에 두고도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선은 매일 아침 새로이 만나는 나를 느리고 낯설게 읽어나가면 어떨까. - page 204

오늘 다가온 잠잠한 마음은 오늘의 단어가 될 것이다. 그 단어들을 모아보면 그제서야 펼쳐지는 지난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그 이야기들을 책을 대하듯이 어루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나의 이야기 또한 아는 단어, 아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가 문득 멈추게 만드는 단어 하나가 있다면 읽기를 멈춰도 좋다. 대신 읽게 될 내 이야기가 내 안에서 펼쳐질 때, 나는 나에게 숙인다. 책을 읽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눈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 순간 책은 그저 고마운 존재가 된다. - page 206 ~ 208

책을 닮은 나를 상상하듯, 책을 읽듯 나를 느리고 낯설게 읽어가는 것.

문득 다가온 '단어'로부터 펼쳐지는 '나의 이야기'에 잠시나마 귀를 기울여보는 것.

그렇게 읽는 생활을 통해 나를 만들고 길러내는 것임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책을 닮은 사람>.

아마 책을 읽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을 향한 마음은 책과 닮아 있을 것임에.

그래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책방을 찾아가 나름의 위안을 받으며 때론 한 손엔 책을 들고 나오지 안 않나!

서점에서 누리는 시간은 저마다의 시간을 닮았다. 같은 공간일지라도 가지고 나오는 책이 다르듯이, 서점에서 꾸려지는 하루도 다르다. 책의 세계는 그만큼 크고 책과 사람이 더해지면 각각의 세계 또한 서로의 힘으로 얼마든지 넓어진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선뜩 답하지 못한다면, 어떤 책을 닮고 싶아냐고 조금 고쳐보자. 어쩌면 그리고 싶은 내 모습이 책으로는 금방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는 서점의 작은 코너에서, 누구나의 생활을 응원하는 한 권의 책으로 언제까지나 꽂혀 있고 싶다. 그런 책을 닮은 나를 꿈꾼다. - page 121 ~ 122

부드럽고도 따스하게 다가왔던 이 책.

이 책을 읽으면서 문뜩 나의 단어는, 나의 책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읽는 생활을 통해 조금씩, 꾸준히 나를 채우고 길러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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