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를 쫓는 모험
이건우 지음 / 푸른숲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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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도 좋아했지만...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더 많이 먹게 된 '돈까스'.

바싹바싹한 튀김옷을 입은 돈까스 한 입을 베어 물면 행복감이 스며든다고 할까.

그렇다고 '돈까스'만 쫓아 먹지는 않지만...

여기 '돈까스'에 진심이신 분이 계셨습니다.

"만일 죽을 때까지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르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돈까스'라 답한다는 이 분.

이렇게나 돈까스 애호가인 그가 안내하는 '돈까스학'의 모든 것.

궁금하지 않나요?

돈까스라는

크고도 아름다운 세계에

첫발을 딛는 당신을 위한 책

돈까스를 쫓는 모험



우선 그는 왜 돈까스에 그리도 진심일까? 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우선 돈까스는 친숙하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음식이며 귀찮음만 극복한다면 집에서도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다. 또 돈까스는 다양하다. 같은 '돈까스'라는 이름으로 묶어 부르지만, 50가지 돈까스를 먹으면 그 그림자가 모두 다르다. 그리고 돈까스는 재미있다. 전 세계 많은 나라에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있고, 돌고 돌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금의 돈까스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돈까스는 맛있다. - page 6

이렇게나 매력적인 음식이었나!

그래서 저자는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부터 일본식 프리미엄 카츠까지, 소문난 돈까스집부터 이제 막 떠오르는 신흥 강자 맛집까지, 저자가 방문한 수백 곳의 돈까스집 중 엄선한 서울 경기 지역 돈까스집 29곳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돈까스를 향한 무한한 애정과 확고한 철학, 해박한 인문학적 지식까지, 그야말로 '돈까스학'이 집약되어 있었습니다.

첫 포문을 연 곳은 저자 마음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한아름'이었습니다.

1986년부터 명맥을 이어왔다는 한아름, 그 주인공으론 이름부터 위용이 넘치는 '폭팔메산'이었습니다.

"이탈리아 팔메산 지방의 특산요리로 돼지고기 튀김 위에 야채소스와 치즈를 얹은 요리"

뭔가 거창한 듯했지만 알고 보면 얇은 고기를 바삭하게 튀겨내어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리고 치즈를 얹어 녹여낸, 아주 뻔하고 익숙하지만 맛있을 수밖에 없는 조합이자 환상의 맛이었습니다.

특히나 저자의 맛 표현이...

분명 배부른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허기짐이 느껴졌었습니다.

이미 음식이 나오는 순간 시선을 강탈당하며 솔솔 올라오는 향긋한 냄새의 포로가 된 상태에서 돈까스를 한 입 베어 무는 찰나에 절정을 이룬다. 눅진한 치즈가 입술을 부드럽게 스쳐 지나가고, 튀김옷의 바삭한 소리와 촉감을 귀와 혀에서 동시에 느끼면, 비로소 새콤달콤 고소함이 입안에서 퍼져나간다. 아아, 이곳은 어디인가. - page 17 ~ 18

직접 가 먹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현재 휴업 중이라 하였습니다.

아...



이를 필두로

"밥으로 하시겠습니까,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정장을 차려입은 점원의 추억을 소환해 내는 경양식 돈까스 '에버그린'

보기만 해도 배가 든든해지는 듯한 왕돈까스 '성수돈까스', '역촌왕돈까스'

조각마다 맛의 뉘앙스가 다른 일본식 프리미엄 카츠 '가쯔야', '오무라안'

'이 조합이 어울린다고?' 싶은 즉석우동집의 돈까스 '망원즉석우동'

대만인의 소울푸드인 중식 돈까스 파이구판 '향미'

딸기잼을 곁들여 먹는 슈니첼 '더 보헤미아'

'돈까스김치나베'처럼 본류의 곁가지에 있는 돈까스 '가츠시'

등 몇몇 곳은 유명세로 방문해 본 적이 있었지만 저자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이곳이 돈까스 맛집이었어?! 할 맛집들도 있어서 정말 재미나게 읽었(?), 아니 맛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The 92 산들바다'.

오직 돈까스만 생각해서 간판이고 홍보고 다 필요 없고, 심지어 돈에도 욕심이 없다는 말인가? '오로지 돈까스'라는 심산인가? 돈까스계에도 너드가 있다면 여기 The 92 산들바다를 빼놓고는 이야기도 꺼낼 수 없으리라. - page 148

가격도 착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가게 이름은 구석으로 몰아넣고 간판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 잡은 "돈까스 전문".

이 다섯 글자가 말해주었습니다.

간판 디자인? 돈까스 전문이라고 쓰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 가게.

다가오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가 보아야겠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마지막에 있었습니다.

'서울 경기 돈까스 지도'로 돈까스를 찾아 모험을 떠날 수 있게 도와주었고 '돈까스 테이스팅노트'로 나만의 탐방기도 작성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 돈까스'에 대해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네 가지 종류의 통등심 돈까스를 에어프라이어와 오븐으로 조리해 비교, 분석해 주었기에 나의 입맛에 맞는 냉동 돈까스를, 조리법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읽고 나서 '돈까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냉동 돈까스와 수프를 사서 가족들과 함께 경양식 아닌 경양식으로 즐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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