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하기 훨씬 전부터 진화의 원동력이었던 '음식'.
그 '음식'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질' 정도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는 두 가지 종류의 음식, 바로 식물과 동물이었지만 농업과 식품 가공이 산업화되면서 세 번째 종류의 '음식'이 개발되게 됩니다.
바로 독극물에 더 가까운 것, 즉 '질병이나 죽음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라 할 수 있는 '정크푸드'.
하지만 정크푸드라는 테러분자가 우리의 땅, 물, 기타 천연자원의 많은 부분을 훔치거나 그곳에 독을 집어넣고, 인구의 4분의 1을 굶주리게 만들고, 인구의 절반에 질병의 씨앗을 뿌리고, 앞으로 음식을 마련할 우리의 능력을 위협하고, 속이고, 거짓말을 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독을 먹이고, 동물을 고문하고, 많은 우리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착취한다면, 우리는 이를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보고 대처해야 한다. - page 16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음식이라 하면 이롭다고만 생각했는데 정크푸드의 등장으로 인해 건강을 해친다는, '테러'라는 표현을 보니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결코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는 사실.
이러한 테러를 막기 위해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정의로운 음식 시스템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고,
음식과 농업의 현 상황에서 생겨난 실존적인 위협을 설명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설명하고자
음식의 기원, 진화, 영향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음식은 언제나 정치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와 음식의 관계(음식이 어떻게 우리 손에 들어오는가)는 더욱더 정부와 정책에 의해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 page 164
이 책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전한 경고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아니,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해야 할까요...
생산물의 종류와 수준을 결정하거나 영양을 개선(혹은 저해) 하거나 무역을 위한 잉여를 조성하거나 심지어는 식량난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는 정책.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방, 동물성, 제품, 정크푸드 등을 많이 먹을 때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널리 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대 식품 회사의 마케팅 기계와 정부 정책의 거짓말.
케슬러의 책에 따르면 기업이 만들려고 한 음식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매우 자극적이며 목으로 쉽게 넘어가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런 음식을 거리 구석구석에 놓아두었고, 가지고 다니기 쉽게 만들었으며, 언제 어디서 먹어도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들은 음식 축제를 창조해냈고, 바로 그곳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다." - page 275 ~ 276
어디에나 있다는 점, 그것을 먹도록 우리가 끊임없이 강요당하고 있다는 점.
우리에게 좋지는 않지만 사실 만족스럽다는 점, 그것을 먹는 일이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라는 점.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심각성을 인지하여 바꿔야 했습니다.
우리의 식습관을, 음식 시스템을.
이 시스템은 부도덕하고 잔인한 것이며 부도덕하고 잔인한 사람들(이들 중 일부만이 가학적인 주모자다)에게 이끌려온 것이지만, 대체적으로 봤을 때는 점진적인 결정의 결과다. 1만 년 전에 이루어진 결정도 있고 최근에 이루어진 결정도 있다. 다른 결정이 가능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재배하고 무엇을 먹을지 바꿀 수 있는 시간은 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 page 349
과거의 실수를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바로잡을 수는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하며, 그 가치와 목표에 도전하고 재구상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땅을 관리하는 농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도 필요하고 영양 공급이 목표인 식품 가공이 필요하였습니다.
지역 사회를 위해 음식을 재배하고 조리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경제가 필요하고... 등.
이렇게 나열해서 보니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따르는, 그래서 미묘하고도 복잡함으로 급진적으로 변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하나의 변화는 분명 다른 변화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이제라도 우리의 현명한 안목과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먹는 존재다. 스스로를 유지하고 번창하는 데에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인간의 임무다.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현재가 정의되고 미래가 결정된다. - page 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