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기에 당연 '책방' 이야기도 좋아라합니다.

왜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밖에...

그렇기에 이 책 역시도 그냥 마음이 갔습니다.

여느 책방 이야기보다 더 따스하게 느껴졌습니다.

책 표지 때문일까...?

라고 단순히 여겨질 뻔했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책방 주인 구미의 작은 책방 '책봄' 사장님

이기에, 읽어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아우라 때문이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고 나선 그 느낌이 더 진하게 와닿았기에 정말 마음먹고 구미에 이 책방만을 위해 놀러 가고 싶단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 온기 담아 어설프겠지만 제 느낌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그저 흘러가지는 않으려고요.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오늘도 내 마음속 자리를 내어 줍니다."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사장님, 어떻게 구미에서 이런 책방을 하실 생각을 했어요?"

"아 그냥... (웃음으로 회피)."

"출판업계에서 일하셨어요?"

"아니요(프리랜서 영어 강사였어요)."

"문헌정보학과 나오셨어요?"

"아니요(사학과 나왔는데요)."

"......" - page 36

저 역시도 책방 주인이라면 어떤 로망을 갖고 있기에 어떻게 이런 책방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냥요. 그냥 하고 싶어서요. 어쩌다보니 타이밍이 맞았어요'

였습니다.

전공도 아니고 관련 분야에서 일해 본 적도 없고 심지어 책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던 그녀가 책방의 주인이 되어 지금 우리 앞에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운명'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하루 만에 배송되면서 10% 할인과 5% 적립을 해 주는 대형서점이 즐비한 가운데, 특히나 이번 코로나 시국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녀는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책을 사러 올 수 없다면?

내가 찾아가서 팔기로 하면 되는 것을!

구미 전 지역 당일 배송을 약속하고 주문만 해 주면 당장 달려가겠다는 글을 올리고 정말 저녁 시간에 가까운 동네부터 배달을 한 것입니다.

주인의 마음을 알기에.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 역시도 같기에.

그 마음이 지역의 작은 책방이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따뜻한 응원의 마음이 되어 서로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게 작은 책방만의 매력일까!

다른 책방도 각자의 방식으로 좋아하는 책을 홍보하고 응원한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모두 다른 동네 책방들, 정말 매력적이다. 책방도 오래 볼수록 아름답다.

이제 집에서 가까운 동네 책방으로 가 보자. 우리 동네 책방에는 어떤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지 약간의 기대와 약간의 애정을 담은 눈으로 천천히 살펴보자. 여러 책을 조금씩 조금씩 시식하듯 맛보는 그 시간을 잠시 누려 보자.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한 권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을 소유하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작은 책 한 권으로 나의 세계가 확장되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돌연 보이게 되는 기쁨이 존재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책방지기에게 추천을 부탁해 보자. 대부분의 책방지기는 책 추천을 기꺼이 즐긴다. 추천받은 책을 읽다 보면 의외의 순간에서 나를 만나고 나의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다. 책방지기의 큐레이션과 나의 취향이 맞는다면 그곳의 단골손님이 될지도 모른다. - page 45 ~ 46

그래서 저도 가까운 동네 책방에 갔는데...

책방이라 써져 있었지만 카페와도 같았던...

아직은 나와 인연이 될 책방을 만나지 못했지만 언젠간 만날 그날을 기약하며...

아무튼 책방을 통해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레인보우 책장 진열 뒤에 숨은 아름답지 않은 사연 등 책방을 운영하면서 겪어 온 기쁨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동물을 사랑하면서 천천히 채식주의자가 되었고 점점 환경과 동물에게 마음속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각성하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았었는데 그런 제 태도에 경각심을 일깨워준 그녀.

어떤 사실을 알고 나면 알기 전으로 전대 되돌아갈 수 없다. 알면 알수록 불편하고 괴롭지만 착취당하는 비인간 동물의 삶을, 파괴되는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자꾸 찾아 읽는다. 어떤 사람은 안 그래도 살기 팍팍한데 왜 스스로를 괴롭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두렵다. '그래도 인간이 먼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될까 봐, '왜 불편하게 출퇴근 시간에 시위해'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될까 봐, '좋은 게 좋은 거지, 좀 좋게 말해'라는 말을 생각 없이 하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렵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찾아 읽는다. 내가 되고 싶지 않은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서 불편하고 괴롭더라도 오늘도 알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 page 63

환경, 동물, 사람은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데 이 당연한 사실을 자꾸만 까먹게 됩니다.

편리함과 익숙해진 습관 탓에 자꾸만 타협하게 되는 나 자신.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잠시 생각에 잠겨 봅니다.

그녀에게 다정하고 친절해지는 일은 책방지기, 채식주의자, 환경지킴이였습니다.

어쩌면 이 한 사람의 힘겹고도 불편한 행동이겠지만 이를 통해 한 사람, 두 사람이 행한다면...

미약하겠지만 조금씩 변화는 있을 것이었습니다.

'책봄... 올 때마다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져요.'

그 마음이 몹시도 그리워졌습니다.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 마음속 자리 한편을 내어 준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 깊이 새겨지곤 하였습니다.

책, 동물, 환경을 지키고 사랑하는 일.

또 저만이 지키기 위해 소중한 무언가를 위한 마음 한자리를 마련해야겠습니다.

언젠간 구미의 '책봄'에 찾아가 조심스레 책 한 권을 권유받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