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이강엽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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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고전은 쉽게 접하면서도 읽곤 했었는데 고전은...

솔직히 어렵다는 벽이 존재하곤 합니다.

텍스트 자체의 해독도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기란...

(주입식으로 배운 몇 가지가 떠오르면서 또다시 어렵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젓게 되는데...)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가교로 이 책을 출판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우선 이 책을 쓰기에 앞서 60여 개의 키워드를 먼저 꼽았다고 하였습니다.

가난, 가문, 권세, 금기, 선악, 귀신, 깨달음, 꽃, 꿈, 나라, 달, 도, 도깨비, 돈, 돌, 땅, 물, 미인, 바보, 변신, 병, 복, 복수, 부처, 사랑, 서울, 성, 선비, 선악, 성숙, 성장, 수수께끼, 술, 스승, 시간, 신선, 아버지, 어머니, 여성, 여행, 영웅, 우애, 우정, 운명, 유배, 이상향, 임금, 자연, 저승, 전란, 정절, 죽음, 중국(기타 외국 포함), 지감, 집, 출세, 충, 칼, 탄생, 편지, 하늘, 학, 한, 호랑이, 혼인, 환생, 효.

와...

이렇게나 많은... 걸 다 했으면.... 거부감이 나타날 법 했는데 다행히 저자는 그 가운데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주제로 10가지 키워드를 선정하여 작품, 갈래, 작가, 시대별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꽃, 가난, 선악, 변신, 사랑, 자연, 죽음, 하늘, 복, 호랑이

이 키워드를 중심으로 펼쳐질 선조들의 지혜, 우리 문화의 원형을 탐색해 보고자 합니다.

"고전문학과 현대문학, 전통사회와 현대사회를 넘어

우리 한국문화로 들어서는 문을 여는 열쇠"

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낯선 작품들에서 키워드 속에 담긴 여러 의미들.

쉽게 페이지가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키워드가 끝나고 나면 뭔가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랄까.

분명한 건 고전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꽃'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꼽히는 모란, 장미 등을 도리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가난'을 깨끗한 가난 청빈, 가난을 편안히 여기며 안빈,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은 끝이 없는 망빈, 적수공권 적빈으로 가난의 여러 얼굴들을 이야기하였고

'선악'처럼 단순히 악에 대한 승리를 향해 치닫는 문학에서부터 악을 교화하는 문학으로까지의 스펙트럼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악을 응징하여 물리치고 악인의 추한 면모를 폭로하는 일은 매혹적이다. 그러나 언제나 악을 물리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상대의 추악함을 폭로한다고 해서 자신의 선함이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개과천선이 악한 존재 또한 교화를 통해 선하게 할 수 있다는 외적인 해결점이라면, 전화위복은 겉보기에는 악으로 인식되더라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적인 해결점이다. - page 126

그리고 각 주제들은 각 장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서로 연관되곤 하였습니다.

'자연'을 이상적인 안식처로 표현하는 문학과 '죽음'이 또 다른 시작임을 인지하는 문학과 긴민하게 연관되며 그러한 문학작품에서 추구하는 '복'은 청복이기 쉬웠고

'사랑'을 이루지 못해 '변신'하는 문학이 있는가 하면,

'변신'을 통해 온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모습도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자연'을 바라보던 선조들의 지혜.

모든 삶의 근원이 되는 전원에서부터, 잠깐 세속을 떠나 쉬는 휴식처, 또 끝내 몸을 의탁하여 영원한 평온을 갈구하는 이상향으로서의 자연까지 그 진폭이 넓었습니다.

자연은 곧 인간에게 천지만물의 이치를 드러내는 단서이다. 이런 자연관에서는 해가 뜨고 지는 일상이나, 철이 바뀌어 새로운 계절이 오는 이치가 곧 천도가 구체적으로 발현되는 대상으로 인식된다. 도학자로 명망이 높은 학자가 자연에 깃들면, 그 구체적 공간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치며 즐거워하는 일이 왕왕 있었다. 때로는 벼슬을 물리고 치사하여 고향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이치를 궁구하기도 했고, 때로는 뜻밖의 귀양살이를 통해 속세에서 등한시했던 오묘한 도리를 알아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요즘으로 치면 기행문이나 기행시라고 할법한 많은 작품들에서 심오한 철학을 담아낸 문학이 양산되었다. - page 206

이 책을 읽고 나서 예나 지금이나 중시되었던 것, 지금은 그 의미가 축소되었던 것,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게 된 것 등 그 모습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마주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고전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의 흐름.

그 발자취들이 오늘의 우리 문화를 이루어냈음에, 그리고 앞으로 더 무궁무진해질 이야기에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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