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기행 1 -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편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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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

단풍과 가을바람이 내 마음을 살랑이는 요즘.

떠나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해외여행을 많이들 떠난다는데...

아직 나에겐 나중을 기약할 뿐...

굳이 몸이 떠날 필요가 있을까? .

책으로 떠나면 되지!

하며 스스로를 달래보곤 합니다.

그래서 만나게 된 책에서 떠나볼 여행지는 유럽에서도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와우!

떠나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가이드까지!

이야기꾼 '유시민' .

이만하면 떠나볼 만하지 않나요!

망설이면 지체할 뿐 당장 떠나보았습니다.

'인생은 너무 짧은 여행'이란 말에 끌려

몇 해 전 유럽 도시 탐사 여행을 시작했다.

_유시민

유럽 도시 기행 1



저에게 여행은 그저 일상에서의 탈출이었고 유럽은 청춘이었습니다.

이십 대의 방황, 무모한 도전, 열정.

되돌아보니 그때의 '감정'만이 유럽을 대신하였기에 이번에 제대로 유럽을 느껴보고자 하였습니다.

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데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나는 도시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 나 자신과 인간과 우리의 삶에 대해 여러 감정을 맛본다. 그게 좋아서 여행을 한다.

그러려면 도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건축물과 박물관, 미술관, 길과 공원, 도시의 모든 것은 '텍스트(text)'일 뿐이다. 모든 텍스트가 그러하듯 도시의 텍스트도 해석을 요구하는데, 그 요구에 응답하려면 '콘텍스트(context)'를 파악해야 한다. 콘텍스트는 '텍스트를 해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말한다. 도시의 건축물과 공간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욕망, 그들이 처해 있었던 환경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다. 누가, 언제, 왜, 어떤 제약 조건 아래서,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 사람에게, 도시는 그저 자신을 보여줄 뿐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지는 않는다. - page 7

이제 도시에 말을 걸어보겠습니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쉽지 않다?!

분명 가 본 곳이었는데... 심오하다!!

그땐 닫혀있던 귀가 뚫리니 묵직한 이야기가 한가득이라니!

놀라움과 감탄과...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 이란 아쉬움과...

오만가지 감정과 생각이 뒤섞이면서 여행이라 쓰고 서사라 읽고 싶었습니다.

요즘 '오버 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는 '로마'.



서구 문명의 가속 팽창 흔적을 지닌 도시답게, 고대부터 현대까지 문명의 발전 양상을 압축해 보여주고 있는 이곳의 여행은 한 번의 여행으론 부족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어떤 순서로 무엇을 보아야 할지, 로마 여행에 정답은 없다. 그러나 오직 로마에만 있는 것은 되도록 빠뜨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가령 콜로세오를 비롯한 고대 유적과 가톨릭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이다. 도시 전체에 널린 르네상스 시대 이후의 건물과 광장, 미술관, 박물관, 기념관들은 마음이 끌리는 곳을 골라서 다녔다. 어차피 다 볼 수 없고, 비슷한 것은 다른 도시에도 많으니까. - page 100

정치, 군사, 종교, 오락, 미디어 복합단지였던, 고대 로마의 뇌수와 심장이었던 이곳 황궁 테라스를 바라보면서 서울 땅에 재현한 모습은 그가 아니라면 해 보지 못할 상상이랄까.

(난 절대 안 해봤을 상상을...)

그리고 포로 로마노 건축물들을 보며 흥미로운 신화와 역사를 품고 있다지만, 우리 눈에는 다 그게 그거 같아 보인다는, 역시 우린 같은 시선으로 보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는.

공감도 하고 배우기도 하고 이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래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때? 종종 만나서 놀면 괜찮지 않겠어?" 로마가 물었다. 테르미니역 승강장에서 공항 가는 기차에 오르며 가볍게 대꾸했다. "그래, 가끔 만나는 건 뭐, 나쁠 것 없겠지. 다음에 보자. 바쁜 일 좀 끝나면. 차오(Ciao, 안녕)!" - page 165

이제는 국가 명칭이 '튀르키예'로 바뀐 이곳 '이스탄불'에서의 여행.

이 책에 나온 도시 중 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역사가 무려 2천700년이나 되는 이스탄불의 최초 이름은 비잔티움이었고,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이름이 바뀐 4세기부터 15세기까지는 동로마제국의 수도였으며, 그다음 500년은 오스만제국의 수도였지만...

이젠 그 면모를 다 읽고 그때 만든 몇몇 건축물만 박제당한 공룡처럼 덩그러니 남아 있는 이스탄불.

때론 난해한 텍스트들로 기묘한 불협화음이 느껴지지만 그마저도 매력적이기에 언젠간 이곳으로의 여행을 기대해 보려 합니다.

절망하진 마, 이스탄불. 물기를 머금은 잔 바닥의 커피 분말에서 오스만 제국의 향기를 맡는 여행자도 있어. 다음에 오면 생강가루를 섞은 커피를 청할게. 후미진 골목 구석에 조용히 엎드려 있는 그리스정교 교회와 아르메니아정교 교횡에도 들어가 보고, 파묵 하우스도 가고 말 거야. 귀츨뤼 올, 이스탄불! - page 241

이미 그의 두 번째 이야기가 나와있었습니다.

시대의 격랑을 이겨내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빛내는 네 도시,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의 이야기.

오...

다음 여행지는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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