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이방인 - 독한 여자의 리얼 독일 생활기
강가희 지음 / 모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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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을 꿔 본 적 있지 않을까...?

다른 나라에서 산다면...

왠지 평화롭고도 여유를 맘껏 느껴보고 싶은 그런 욕망(?)까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지금의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서 새 출발을 꿈꾸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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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환상은 '여행'이란 의미일 때 가능하지 '삶'이 된다면...

낯선 타지에서의 로망은 고독과 외로움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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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잘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죽기 살기로 독일 유학을 결심한 남편을 따라 독일로 떠난 저자가 있었습니다.

자의반 타의반이 아닌 타의반 이상 자의반 이하라면...

어떤 느낌일까?!

그것도 노잼 독일이라면...?

생각만으로도 두려움과 막막함이 다가오는데...

과연 그녀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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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독일에서 꿀잼 찾기!

빵 터지고 속 터지고,

기쁨과 분노의 좌충우돌 독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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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이방인』



'한 달 살기'라면 이해하겠지만...

한 달이 아닌 5년을 산다면 당신은 어떠시겠습니까?

제 대답은 No였습니다.

내가 가고자 마음먹었다면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그녀 역시도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았습니다.

십 년이 넘도록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 만큼 방송작가라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했던 저자.

그런 그녀에게 독일 유학을 결심한 남편으로 독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타의반 이상 자의반 이하였던 독일에서 5년 살기란 참...

자신의 처지를 표현하는데 이 문장들이 너무나 와닿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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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할 때 안개가 끼면 속도를 줄이고 전조등을 켠다. 그래도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여서 언제 야생동물이나 다른 차가 끼어들지 몰라 불안하다. 되돌아가고 싶어도 좁은 외길이라 그럴 수도 없다.

내 처지가 딱 그랬다.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아주 짙은 안개 속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수없이 허공을 향해 헛발질하며 허우적거렸다. - page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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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우선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언어의 장벽.

한국에선 유창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는데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도 제대로 주문하지 못할 때, 마트 직원에게 은근한 인종 차별을 당할 때, 필라테스를 해도 혼자서만 명상에 잠기지 못할 때, 그야말로 '독일어'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때의 서러움.

당해보지 않으면 누가 알리오!

뿐만 아니라 자기 소개서를 제출해야 집을 구할 수 있고 느려 터진 인터넷, 맛없기로 소문난 독일 음식, 속 터지는 병원 예약까지.

그야말로 열불이 나는 상황 속에서도 웃음이 있었기에, 그 무엇보다도 가장 나답게, 내가 좋아하는 나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기에 독일을 떠날 때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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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좋았던 점을 꼽자면 이곳에서만큼은 가식적이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사실 가식을 내보일 사람이 없기도 했거니와 오롯이 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으므로 가능했던 일인 것도 같다.

한국에서는 나한테조차 잘 보이고 싶었다. 멋있는 내가 되고 싶어서 한층 멋을 냈다. 어울리지 않는 옷도 자주 입었다. 독일에 와서야 불편했던 그 옷들을 벗어 던져보기로 했다. 오직 나만 나를 아는 새로운 세상에서, 날것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시간, 경쟁, 밥벌이의 의무감이 가하는 압박들로 인해 평생 내 것이 아닐 것만 같았던 '지금, 이 순간'이 내 손에 잡혔다. - page 334



어쩌면 막연한 그 길 위에서도 멈추지 않았음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그녀의 행보가 참 멋지고도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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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자가 동네에서 가장 근사한 장소로 꼽았던 '행복 나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슈만과 브람스, 위대한 두 음악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여인, 클라라의 고향 라이프치히.

그녀의 이름을 딴 클라라 파크에 행복을 기원하는 '행복 나무'.

거기엔 건강, 사랑, 꿈 등을 바라는 쪽지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형형색색의 실리콘 재질의 '공갈 젖꼭지'에 매달려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이곳의 부모들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면 처음으로 물었던 공갈 젖꼭지를 나무에 매달아 작디작은 생명의 건강과 행복을 기도한다는데...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고 할까.

그리고 '행복 나무' 근처에 있는 'B'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의 의미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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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런 질문에는 괜히 근사한 답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을 느낀다. 직업병인가.) 길 이름이 베토벤 슈트라세라서? (독일에는 괴테 슈트라세, 케테콜비츠 슈트라세 등 예술가의 이름을 딴 길이 많다.) 아니면 혹시 행복을 뜻하는 라틴어 '베아티투도'의 약자일까요?"

"당신은 이미 알고 있군요. 그게 바로 B의 의미예요." - page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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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베아티투도는 '베오'라는 동사와 '아티투도'라는 명사의 합성어다. '베오'는 '행복하게 하다'라는 의미이고, '아티투도'는 '태도나 자세, 마음가짐'을 의미한다. 즉 베아티투도는 '태도나 마음가짐에 따라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인 셈이다.(한동일, 『라틴어 수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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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추구하는 만큼, 딱 그만큼만 온다는 것을.

그토록 갈구했던 행복은 내 행동에 달려 있음을.

행복 나무로부터 저도 그 행복의 의미를 조금은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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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리만치 사랑했고 아팠던, 모든 것이 지나간 지금에서야 애증이 아닌 애정으로 남은 '독일'.

이방인으로써의 삶이 마무리되었을 때 저 역시도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저자가 독일에서 알게 된 사실.

그 사실을 제 마음속에도 심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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