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제주도 여행할 때 '지질 탐구 중심'으로 해보기를 추천하였습니다.
화산폭발로 형성된 제주도의 지질구조를 모를 때는 아무 감흥 없이 지나치겠지만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이보다 더 흥미로울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를 보이는 '수월봉'은 저도 제주도를 찾게 되면 한번 가보려 합니다.
수월봉 아래 바닷가길을 따라 멀리 차귀도를 바라보며 걷는 올레코스 또한 환상적이다. 걷기 싫으면 전기 스쿠터를 타도 된다. 수월봉 안내소 옆에서 빌려준다. 수월봉 절벽 아래쪽엔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일본군이 판 갱도 진지도 남아 있다. 제주도 전체를 철벽 요새로 만들어 미국과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지면서, 카이텐이라는 인간어뢰로 적함을 격침시키고 산화하겠다며 훈련도 했지만, 일왕 히로히토가 무조건 항복함으로써 일본은 패망했다. - page 47
제주도에서의 4.3의 피눈물.
아름다운 국제 관광도시, 최고의 여행지로만 알고 있는 제주의 겉모습 뒤에 숨어 있는 너무도 슬픈 이야기.
제주도민들의 가슴 깊이 잠재되어 있는 아픔을 알지 못하고 관광만 하며 돌아다닐 순 없기에 이 역사적 진실을 꼭 알아야 했습니다.
'소남머리'는 4.3 당시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숱하게 희생당한 곳이다. 서귀동에 주둔한 군부대에 붙잡힌 사람들이 폭력적 취조를 당하고 즉결처형 대상자들은 소남머리 아래에서 총살당했다. 대동청년단이라는 단체 소속 소년에게 죽창으로 찔러 죽이라는 만행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남머리는 73년 전 피비린내 나는 지옥이었다. 피에 굶주린 짐승들이 닥치는 대로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했다. 4.3평화기념관에서 본 기록에 의하면 체포된 이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던 자들 중에는 하루라도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사는 맛이 없다고 지껄인 마약중독자도 있었다고 한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아무 생각 없이 감상하고 그저 감탄할 수만은 없는 까닭이다. - page 108 ~ 110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이중섭' 화가.
무엇보다 이중섭과 아내 이남덕의 슬프고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는 여전히 가슴이 아려오곤 합니다.
얼마 전 이남덕 여사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그래서일까.
이 <눈속의 이중섭 미술관> 그림이 흩날리는 눈 속 순수했던 그들의 사랑이 이제는 영원한 사랑으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