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마가키 쇼타'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때 여자 친구 '아야카'로부터 문자가 오는데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에 아야카에게 '지금?'이라고 답장을 보내고 나니
지금 당장 날 보러 오지 않으면 헤어질 거야.
막차도 이미 끊겨있고 세차게 비가 내리는 상황에 쇼타는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차로 30분쯤 가면 만날 수 있으니... 술이 완전히 깨지 않았지만 운전석에 앉게 됩니다.
앞 유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비를 보면서 캄캄한 외길을 달리던 중...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세찬 빗방울이 부딪히는 가운데, 뭔가에 올라탄 듯한 감촉이 핸들을 쥔 손에 전해지고 빗소리를 지우는 듯한 '끄아악' 하는 기괴한 소리가 귀에 울렸다.
순간 브레이크에 발을 옮기려 했지만, 백미러에 비친 붉은 빛이 눈에 들어오 그대로 액셀을 밟았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절규가 몇 초 만에 들리지 않게 되고, 그 대신 심장이 쿵쾅대는 소리가 들렸다.
차내 온도가 단숨에 10도쯤 내려간 듯한 냉기를 등으로 느끼며 다음 적색 신호등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액셀을 밟았다. - page 15
아니야...... 그건 사람이 아니야......
갑자기 튀어나온 개나 고양이를 친 것이라고, 그렇다고 해서 죄책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뉴스에서 '차에 200미터 끌려가, 여성 사망'이라는 자막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쇼타는 길을 건너던 노인을 쳤던 것입니다.
쇼타는 4년 10개월의 형을 선고받게 되고 다시 돌아온 일상은 예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 되어 더 이상 가족의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이혼을 하게 되고 어머니와 누나는 힘겹게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이 죄를 짊어지고 살아야하는 쇼타.
그러는 한편, 피해자의 남편 '노리와 후미히사'는 한 가지 '결심'을 마음에 품고 쇼타를 만나러 가는데...
왜 노리와는 쇼타를 만나려고 하는 것일까...
이 소설은 '가해자'에 포커스를 맞춰 마가키 쇼타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그의 내면을 여실히 그려가고 있었습니다.
죄를 짓고 형벌을 받고 사회로 복귀하면 법적으로는 책임을 다한 것이며, 죄를 뉘우친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