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닿고 싶다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자는 스스럼없이 다가와 말을 건네주니 정말로 위안이 되었습니다.
저자가 건넨 이 손.
왠지 놓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자 마치 나를 유심히 바라봐온 것마냥 큼지막한 달이 빛나고 있었다.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가. 환하지만 눈부시진 않은 달빛이 여과 없이 밤의 풍경을 비추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었다. 재미나고 새로운 것들을 향해, 권태와 외로움과는 먼 것들에게, 나를 다정하고 의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을 향해, 닿고 싶다는 말을 하는 중이었다. - page 194
우리가 손을 잡는다는 건, 그동안 말 못 하게 외로웠다는 내밀한 고백인 동시에, '너도 힘들었지'라는 공감의 제스처다. 그리하여 우리는 동질적인 외로움을 통해 서로를 좋아하기 시작하고, 상대방에게 닿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몹시도 불완전한 존재라는 걸, 필연적으로 타인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늘 그렇게 연결된 채 살아왔다는 걸, 비록 몸이 나뉜 것처럼 보여도 실은 살아 있는 것 모두가 하나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 page 231 ~ 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