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어폐가 있는 말 같지만,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 작가'입니다. 저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자주 여행이 싫고, 때로 여행을 지겨워합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늦은 밤의 휴게소에서, 피곤한 몸으로 도착한 스톱오버의 공항에서, 난방이 되지 않는 엉망진창인 숙소에서 '하루빨리 이 일을 집어치워야지'하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자주 그럽니다. 농담처럼 이렇게 말하곤 하죠. "회사원이 회사에 가기 싫어하듯이, 여행 작가인 저 역시 여행 가는 것을 싫어한답니다." - page 23 ~ 24
좋아하는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일(여행)을 해야 한다는 그.
처음엔 어리둥절하였지만 이해는 할 것 같습니다.
'여행 작가'에서 '작가'이기 때문에, '일'이기에.
여행 작가에게 여행은 '일'이고, 원고는 '제품'입니다. 여행이라는 '소재'를, 글쓰기와 사진 찍기라는 '작업'으로 가공한 후, 원고하는 '제품'으로 완성해, 약속한 시간에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하는 것이 여행 작가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하는 일이겠죠. - page 26
그럼에도 그가 프리 워커 시장에서 롱런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습관을 만들었기에
일에 기대보다는 각오를 했기에
프로페셔널로서의 커리어가 만들어졌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내 삶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에 대한 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그게 시간이든 돈이든 또는 인간이든지요. 인생은 계산이 정확해서 하나를 가져가야만 비로소 하나를 내어 줍니다. 내 삶에 책임을 진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것인데, 그건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기꺼이 내줄 수 있는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 page 31
어른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