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 말을 늘 입에 달고 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전조란다.>
비가 그칠 줄 모르고 내린다.
대군을 거느린 간악한 두 적장이 대체 무슨 모의를 하고 있는 걸까? - page 9
양측 제후 쥐들이 당장에라도 맞붙을 기세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한 일촉즉발의 상황.
이 두 우두머리 사이에 갈등이 싹튼 걸 감지한 이중 스파이(?) 폴은
<우리가 수적으로는 압도적 우위에 있으니 이 전쟁에서 패배할 일은 절대 없다, 문제는 내가 이중 스파이냐 아니냐도 아니고 암고양이 한 마리의 존재가 위협이 되느냐 마느냐도 아니다, 문제는 전쟁에서 이긴 후 우리 정부를 우두머리 하나가 통치할 것이냐 아니면 권력을 나눌 것이냐이다.> - page 50
라고 말한 그.
그의 이야기를 인간 청중 고양이 청중 할 것 없이 숨죽이며 귀를 기울인 가운데 전한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티무르가 마음을 바꿨어요. 그 USB 케이스가 충격에 강한 걸 잊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폭발이 일어나도 얼마든지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나쁜 소식을 간단히 요약해 말하자면, 당신들은...... 죽게 된다는 거예요.」 - page 54
자유의 여신상 아래 광장에 설치된 연단에 흰 털을 가진 쥐 한 마리가 그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아무렇지 않은 듯 다가가는 바스테트.
「항복을 협상하러 왔어, 티무르. 우리한테 안전한 탈출을 보장해 주면 네가 세상에서 가장 가지고 싶어 하는 물건을 줄 용의가 있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확장판>, ESRAE 말이야.」
...
「잘 들어, 티무르. 나는 기꺼이 네 승리를 인정하고 내 패배를 받아들이기로 했어. 우리 고양이가 아닌 너희 쥐가 인간을 계승하는 게 당연한 귀결인 것 같아. 왜 그런지 알아?」
...
「너희가...... 잡식성이기 때문이다.」
그가 논리에 동의하는 듯 보여 나는 즉시 말을 잇는다.
「우리 고양이들은 육식성이기 때문에 먹이가 제한적이야. 쥐든 새든 물고기든 사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어. 반면에 너희들은...... 곡식이나 채소나 과일이나 가리지 않고 먹지. 심지어 스티로폼이나 스펀지 같은 걸 먹고도 멀쩡한 쥐들을 봤어.」
...
「나도 처음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은 외면할 수가 없어. 그게 진화의 방향이니까. 티무르, 너는, 머리가 좋은 너희 종 중에서도 특별히 뛰어난 천재 쥐지. 인간들로부터 인공적인 도움까지 받았으니까.」 - page 86 ~ 88
쥐들의 공격과 그에 맞서는 고양이들.
최후의 결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