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기가 차서 야옹 소리가 안 나오네, 이 꼴을 보려고 그 고생을 하며 대서양을 건너왔단 말인지!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 page 13
다양한 종을 대표하는 여러 동행들과 함께 대형 범선인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35일 동안 죽을 고생을 하며 대서양을 건너온 이들.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 도시 뉴욕은 그들의 아메리칸드림을 처참히 무너뜨리고 있었습니다.
마치 수북이 담겨 있던 사료가 먹으려고 입을 갖다 대는 순간 그릇 밖으로 와르르 쏟아져 내리듯이.
쥐들이 없는 안전한 요새를 찾았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파리보다도 많은 쥐들이 우글거리고 특유의 냄새를 풍기며 쥐 떼들이 배를 향해 헤엄쳐 오고 결국...
고양이 144마리에 인간 12명, 돼지 65마리, 개 52마리, 앵무새 1마리까지 총 274명의 승객이 일곱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주인공 고양이인 '바스테트'와 그녀의 인간 집사 나탈리, 로망 그리고 수고양이 피타고라스와 바스테트 아들 안젤로, 바스테트와 라이벌인 에스메랄다, 앵무새 샹폴리옹뿐.
갑자기 수많은 동료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당혹스럽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지만 그보다 더 그들의 앞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시작이 좋지 않아.
불안감이 가슴을 답답하게 옥죄어 온다.
바다에 서서히 어둠이 내리자 검은 파도 위에 크고 노란 불덩이가 하나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료들이 우리의 꿈과 함께 연기가 되어 마지막 안식처일지 모르는 이 땅을 떠나고 있다.
고통은 역시나 남겨진 자들의 몫이지.
모차르트의 레퀴엠, 불타오르는 쪽배, 별이 박힌 밤하늘 그리고 망자들과의 추억이 나를 감상에 젖게 한다. 그간의 우여곡절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갑자기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다. - page 54
사실 쥐들이 활개치고 다니게 된 건 인간이란 동물이 서로 간의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인간 사회가 정상적인 작동이 멈추게 되자 거리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고 새로운 페스트를 퍼뜨리며 인간 사회는 와해되기 시작합니다.
백신 개발 능력을 가진 과학자들 대다수가 광신주의자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게 되고 오랜 세월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이 와해되면서 이 쥐들은 더 이상 어느 생명체도 두렵지 않게 됩니다.
압도적인 쥐들의 공격.
살아남은 인간들은 고층 빌딩에 숨어 목숨을 부지하게 됩니다.
지금의 대혼란으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야. 나와 내 정신의 힘만이, 우주의 원소들을 상호 연결할 수 있는 내 능력만이 이 세상을 구할 수 있어. - page 140
쥐 떼들을 피해 도착한 곳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이곳에서 101인의 부족 대표단 인간들을 만나 작전을 세우지만 실패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적의 쥐 한 마리를 포로로 데려오게 됩니다.
「이 포로한테 나처럼 제3의 눈을 만들어 주면 좋겠어요.」
「안 돼요, 엄마. 놈은 우리의 적이란 말이에요! 」
「바로 그거야. 적을 활용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 될 수도 있어.」
나탈리와 로망이 가장 먼저 내 제안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눈치다.
「그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면 우리한테는 단순한 정보원 이상의 스파이가 생기는 셈이에요.」 - page 322
이 '폴'이라는 쥐가 스파이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지...
그리고 지구를 지배하는 동물은 누가 될 것인지...
바로 2권을 만나봐야 했습니다.
역시나!
흥미로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건 예전의, 그리고 지금의 우리 상황과 빗대어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전염병,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세상.
결코 소설 속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니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바스테트'의 행보에 동요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