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즐랜드 자매로드 - 여자 둘이 여행하고 있습니다
황선우.김하나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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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분의 케미가 부러웠습니다.

황선우 X 김하나 작가.

각자 싱글 라이프를 즐기다 같이 한집에 살게 되면서 '따로' '또 같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던 모습이 잊히지 않았는데...

오래 기다렸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여자들끼리 가볼만한 곳 1순위!

시스터후드 충만한 호주 퀸즐랜드에서 찾은 삶의 기쁨을!

기다림만큼 빨리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황선우 X 김하나 작가가 함께하는 두 번째 책,

오래 기다려온 '여자 둘이 여행하고 있습니다'의 첫 여행지

'퀸즐랜드'로 함께 떠나볼까요?

퀸즐랜드 자매로드



호주 퀸즐랜드.

우리에게도 친숙한 브리즈번과 골든 코스트, 패밀리 레스토랑을 대표하는 파스타 메뉴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투움바 등 퀸즐랜드 곳곳에서 코알라, 웜뱃, 돌고래와 교감하고, 서핑과 패들보딩, 실내 스카이다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며, 다양한 문화와 먹거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호주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니 부러움과 함께

'이것이 여행의 묘미구나!'

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살아 있는 초대형 그림엽서'로 표현되는 퀸즐랜드주는 지구 최대의 산호초 군락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부터 내륙의 열대 우림까지 다채로운 자연 지형을 포함하고 있어 보는 맛, 즐기는 맛이 있었습니다.

아니, 작가님들의 맛깔나는 이야기 덕분이었을까.

아무튼 책을 읽으면서 두근거림과 황홀감, 짜릿함 등 오감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해서 읽는 내내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간 저도 이곳에 가고 싶었습니다.

삶이 문밖에 있는 곳, 퀸즐랜드를.

아무래도 여름이라 그런 걸까.

이 사진을 마냥 바라만 보게 되었습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의 역동감도 좋지만 이런 평화로운 고요.

이 고요가 제 주위도 감싸주고 있어 참 좋다...라고 표현해야 할까...

느낌이 좋았습니다.

'호주'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코알라' '캥거루'였습니다.

그렇다는 건 동물에 대해 보전과 보호,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노력하기에 이 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이런 것이 아닐까.

어쩌면 당연한 것이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지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이 동물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파스타 이름으로 친근한 '투움바'.

소박하고 작은 도시라지만 '가든 시티'라는 별명처럼 엄청나게 많은 꽃과 나무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곳의 중요한 행사인 플라워 페스티벌을 바라보면서 전한 이야기.

투움바의 퍼레이드가 특별했던 건 딱히 보여줄 뭔가가 없는 사람들도 무대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저 자신인 채로 거기 존재했다. 리우 카니발이나 뉴욕의 퀴어 퍼레이드 같은 데서는 온갖 사람들이 작정하고 화려한 차림으로 쏟아져 나와 끼와 개성을 방출한다. 투움바에서도 그런 화려한 치장을 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행렬을 구성하는 많은 이의 모습은 소박하기 짝이 없었다. 아기들이나 노인들은 차에 탄 채로,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밀거나 누군가의 손을 잡고서 느리면 느린 대로 행진했다.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체격이 크거나 작거나, 피부색이 어떻거나 상관없이. 종교와 인종, 성 정체성, 나이와 직업을 떠난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가 햇볕 아래서 자신을 마음껏 드러내고 따뜻한 박수와 눈인사 손 인사와 환대를 받으며 자신의 속도로 걸어갔다. - page 170

그리고 덧붙여진 이야기는 저에게도 경종을 울려주었습니다.

해외여행을 처음 경험한 어린 시절, 외국에는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이 보일까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부끄럽지만 지름은 안다. 외국에 장애인이 많은 게 아니었다. 한국의 장애인들이 거리에 나오지 못하는 거였다. 그래서 우리 눈에 안 보이는 거였다. 함께 걸어야 할 거리를, 같이 차지해야 할 무대를, 받아야 할 박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거였다.

어설프고 귀여워서 웃다가, 하도 웃어서 눈물이 났다. 눈물을 흘리다 보니 진짜로 우는 것 같기도 했다. 젊고 아름답고 균질한 존재들만이 무대에 오르고 매순간 엄격하게 평가받는 한국에서, 내가 가장 멀리 와 있다고 느낀 여행의 순간이었다. 꽃을 보러 왔다가 사람들을 봤다. - page 170 ~ 171

이들의 모습이 점점 퀸즐랜드와 닮아가고 있었습니다.

브리즈번 공항 출국장을 통과할 때 마주한 문장처럼 또다시 그리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Keep the Sunshine.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닌 여행의 의미를 퀸즐랜드주의 햇살처럼 그들의 삶의 색깔을 밝혀주었습니다.

그리고 고스란히 저에게도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따스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덮고서도 잠시 그 햇살에 기대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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