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떻게 그 힘이 나세요?
왜 그러느냐면요. 내가 부모를 일찍 여의고 남의손에서 커서 그래요. 평생 외롭고 아주 그냥 고달폈잖아요. 사랑도 못받고요. 어려서부터 생각했어요. 나는 성장해서 돈을 벌면 꼭 나보다 더 힘든사람을 도와야지 하고요. 마음을 그냥 그렇게 먹었어요. - P40
내가 신지한테 맨날 그래. 주는 게 주는 것이 아니라고 주는 게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꾸 베풀라고. 금을 쥐고 있다고 해도 영원히 내 거는 아닌기야. 불난 일 겪고 나서는 나도 자꾸 더 베풀고싶어져. - P96
식물한테도 새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돈이라 생각하고 일하기보다는 사랑으로 키우는 거지. 키우는 과정도 솔직히 예뻐 키우는 중에 내가 만약 ‘키워도 야가 돈이 안 되면 어카지‘ 하면 갸가 잘 자라겠어? 크는 단계에서는 식물이나 동물이나 똑같아요. 모든 것을 사랑으로, 사랑으로 키워야돼. 스트레스도 잠깐만 받고 금세 잊어버리고 자꾸 새 출발해야 해. - P97
‘문득 ‘그린 핑거스‘라는 말을 떠올렸다. ‘식물 재배의재능‘이란 뜻이다. 어수선한 시절에 만난 인숙 씨에게서 단순하고 명징한 진리들을 잔뜩 배운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땅을 기억하게 되었다. 도시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배달시켜 먹는 동안에는 땅이 무엇인지 잊기 일쑤였다. 땅이 우리에게 얼마나 끊임없는 생명력을 베푸는지, 인숙 씨의 논과밭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땅을 잊지 말자고, 농부님들의 일을 더 자주 기억하자고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한 시대에는더더욱.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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