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반세기 넘게 덕질하며 살아온 '후지타니'.
어느 날 문득 찾아온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비어가는 통장에 노후가 불안하고 고독사는 싫고...
그럼에도 오래도록 설레고 즐겁게 덕질을 하며 살아가고 싶기에 고민하던 끝에 좋은 생각이 떠오르게 됩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연인이나 가족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 사회에서 말하는 명확한 이름이 붙여진 관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친한 상대와 함께 살면 '정신적 불안 해소'와 '생활비 감소'는 실현 가능성이 높다. 원래 알고 지내던 친구라면 '유형 4. 다시 연인을 찾아서 함께 산다'보다 난이도도 낮지 않겠어? 이 방법 상당히 괜찮잖아! 나 혹시 천재?! - page 33
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게 됩니다.
"우리, 셰어 하우스 안 할래요?" - page 33
그렇게 생각보다 쉽게(?) 넷이서 덕후 셰어 하우스를 하게 됩니다.
책 속에는 셰어 하우스를 꾸리게 된 계기부터 멤버 모집, 집 구하기, 입주, 동거 생활까지 '덕질 메이트' 네 여자가 실제로 동거를 결심하고 실행한 경험이, 종종 그들의 대화가 담겨 있어서 마치 '관찰 예능'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꾸밈없고 왁자지껄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런 생활을 해 보았으면 하는...
무언가에 빠져들어보지 않았기에 '덕질'을 하는 그 열정이 너무나 멋져 보였고 편하게 굴 수 있는 친한 친구 사이가 아니기에 좋은 의미로 격식을 차리며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마루야마 가쿠타 씨의 최애 데뷔가 결정되면 고기 구울게요. 안타까운 결과라면 죽으로 대신하고.
가쿠타 어떻게 되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되고말고. 그래도 무언가에 빠진 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 page 155 ~ 156
모두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면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 집도 코로나19는 피하지 못하게 됩니다.
혼자였다면 SNS에 떠도는 부정적인 뉴스를 보며 경제적 불안감과 외로움으로 '유리 멘탈'이 됐을지도 모르지만 하우스 메이트들이 있었기에 잘 버티며 살아갈 수 있었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함께'의 의미가 더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전한 그녀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