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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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의 눈을 뜨게 해 주신 분은 '이윤기' 교수님이었습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책을 읽으면서 그전까지는 '신화'에 대해 관심도 없었는데 이렇게나 재미있다니!

그리고 단순 이야기로만 그치지 않고 명화로 표현되면서 보다 생생하게 다가왔었던 신화.

벌써 읽은 지 10년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가물가물해지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디스 해밀턴만큼 그리스의 영광과 로마의 장엄함을 생생하게 되살린 작가는 없다.

수많은 원전 중 최고의 걸작을 엄선한 그녀는 2,000년 전의 지혜와 해학이

지금 우리에게도 얼마나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_『뉴욕타임스』


이 책이 끌렸던 건 '컬러 도판 100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신화 이야기만으로도 재미있지만 이를 주제로 수십 명의 예술가가 창작한 회화 및 조각 작품을 같이 만난다면 더없이 좋은 것 아닐까!

또다시 신화 속으로 빠질 생각을 하니 흥분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80년간 전 세계 수백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불멸의 스테디셀러!

고대의 수많은 원전에서 최고 작품만 엄선해 담아낸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의 즐거움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기독교의 『성경』과 더불어 서양 문명의 두 기둥을 형성한 '그리스 로마 신화'.

문학, 역사학, 인류학, 심리학 등 서양 학문과 사상의 원천이 되어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예술 분야에도 영감과 창의성을 제공해왔고 오늘날에는 소설,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에도 모티브를 제공하는 '스토리텔링의 근원'이 되는 신화에 대한 이해는 당연했습니다.


이 책은 여느 책과 달리 각색보다는 원전의 맛을 최대한 살렸고 거장들의 작품을 가려 뽑아 총 100편을 정선해 밀도 있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음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신화가 살아 있는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신'이라 하면 두려움의 대상이자 그들의 분노는 강력하고 무섭지만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면 인간들과도 잘 지낼 수 있는 그들.

때론 질투하고 분노하고 실수를 저지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친숙하면서 비집고 나오는 웃음에 '신화'라는 거창함은 사라지고 맙니다.


여인들과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며 아내에게 자신의 부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온갖 파렴치한 속임수를 썼던 '제우스'.

최고의 신인 그는 굳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학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여러 신들이 한데 융합되어 제우스에 대한 노래와 이야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지배 신이 존재하고 있던 도시에 제우스 숭배가 퍼지면서 두 신은 서서히 하나로 융합되었다. 그리고 기존에 존재하던 신의 아내는 제우스에게 양도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불행했고 후대 그리스인들은 제우스의 끝없는 연애 행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 page 35


<신들, 세상의 창조, 초기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뒤 <사랑과 모험 이야기>, <트로이 전쟁 이전의 위대한 영웅들>,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가문들>, <기타 신화들>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의 간절함과 노력으로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던 '큐피드와 프시케'이야기.

행복한 결말의 사랑 이야기는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사랑과 영혼(프시케는 정신을 의미한다)은 서로 찾아 헤매다가 쓰라린 시련을 겪은 후에야 상대방을 찾았으니 이제 영원히 깨질 수 없는 굳건한 결합을 맺은 것이다. - page 181


(참고로 정신병을 뜻하는 psychosis는 프시케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였습니다. 참고 : 두산백과 두피디아)


신들과 영웅들이 개입한, 도시국가 트로이와 그리스를 주축으로 한 트로이 전쟁은 말해 뭐할까.

오디세우스의 제안으로 만든 '트로이의 목마'로 그리스군이 트로이성으로 들어가게 되고


위대한 도시 트로이는 스러져갔네.

이제 그곳에는 붉은 화염만이 살아 있다네.

흙먼지가 뿌옇게 일어 거대한 연기처럼 퍼져 나가며,

모든 것을 가리는구나.

우리는 이제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진다네.

트로이는 영원히 사라져버렸네.

안녕, 정들었던 도시여.

안녕, 조국이여, 어린 자식들이 살았던 곳이여.

저기 저 아래, 그리스 배가 기다리고 있구나. - page 368


거대한 전쟁의 서사.

왠지 긴 여운이 남곤 합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주요 가계도>가 있었습니다.

사실 신화를 읽다 보면 이름이...

한두 명 나오는 건 괜찮은데 서서히 많아지면서

너는 어느 가문의 누구였더라...?

하면서 나중엔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는 누구인가?

얽히고설켜 괴로움을 호소하곤 하는데 깔끔히 정리된 가계도를 뒤적거리면서 읽으니 한결 정리된 느낌.

(사실 예전에는 읽으면서 가계도를 손수 작성하곤 하였는데 그 번거로움이 사라져서 좋았다는...)





역시나 그리스 로마 신화는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서 파생된 것들 중 하나를 꼽자면 스타벅스의 심벌마크.

'세이렌이 뱃사람을 홀린 것처럼, 사람들을 홀려서 커피를 마시게 하겠다'라는 의미를 지닌 로고.

뿐만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도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인 니케의 미국식 발음을 땄다는 점 등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신화들도 관심 있게 찾아보면 또 다른 신화의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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