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 들어가기 전 <프롤로그>에서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내가 식물을 좋아했던 이유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던 그 감정 그 느낌을 저자가 글로 써 주어서 비로소 깨우치게 되었음을...
돌아보면 많은 순간, 뜻밖의 존재에 힘을 얻고
용기를 찾았음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혼자 견디고 있는 듯하지만,
혼자이기만 한순간은 없는지도 모릅니다.
아무 상관 없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에조차
위로를 받으며 힘든 날들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지친 마음을 기댈 곳을 찾는 우리에게
분명 식물이 말을 건네는 순간은 찾아올 것입니다.
우울한 하루에 초록을 드리워주고,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날들이
그렇게 우울을 씻고, 따라서 웃어보는 날들이. - page 6
늘 푸른 초록의 계절과 꽃이 피고 지고 잎이 피고 지는 나무의 계절 속에서
깊어지는 나무와 지금의 모습으로 이겨내는 초록을,
눈부시게 시작하는 나무와 조금씩 나아지는 초록을,
함께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의 초록을 헤아리며 다정히 가꿔나가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저에게도 다정한 위로로 다가왔었습니다.
식물을 좋아하지만 '식물 킬러'이기에 그저 바라만 보는 나.
저자의 모습을 보니 나는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손으로 알아가는 일에 꽤 의미를 두는 편이다. 지금까지의 일들로 미루어보아도 손으로 알게 된 것들은 대체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알게 되면 좋아할 수 있다. 몰라서 갖게 되는 편견이나 두려움 같은 것들이 사라져 마음이 잔잔해지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좋아하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 편견이나 두려움 같은 것을 지우려면 그 시간을 겪으며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공식 같은 것 말고, 남들이 알려주는 것 말고, 눈으로 판단하는 것도 말고, 손을 물들이면서 말이다. - page 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