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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와 함께 사이 - 좋은 사람과 오래가고 싶어서
최유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4월
평점 :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부부.
친구.
이런 관계들 속에서 솔직히 마냥 좋을 수만은 없습니다.
때론 환하기도 하지만 때론 얼굴을 붉히며 다투기도 하는 관계들.
최유나 변호사는 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누구보다 오래도록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좋은 관계에 대해 오랜 고민과 진심을 겹겹이 눌러 우리에게 다정한 조언을 건네준다고 하였습니다.
소중한 사람과 오랜 시간 함께 좋은 관계를 갖고 싶다면 그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지.
"혼자 애쓰지 말고, 노력의 바통을 넘기세요."
상처받는 데 지친 우리를 안아주는 단단한 위로
『혼자와 함께 사이』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을 꼽으라면 무조건 '아버지'라고 답한다는 그녀.
아무리 바빠도 그녀가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와달라고 하면 당장 달려와 주었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 있으면 그에 알맞은 자극을 주려고 꾸준히 애써주셨던, 다들 "참 보기 드문 아버지"라고 했던 그런 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약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가 변호사가 되던 해.
영원히 함께 할 줄만 알았기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슬픔을 겪으면서 이별하는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게 되었던 그녀.
관계는 결코 영원할 수 없다. 피로 맺은 관계든 호감으로 시작한 관계든 상관없이, 모든 관계의 끝에는 어떤 식으로든 이별이 자리한다. 이 사실을 언제나 잊지 않으면 좋을텐데. 그럴 수만 있다면 우리는 수시로 나와 연결된 관계들을 들여다보고, 상대에게 감사하고, 상대의 마음을 알아봐줄 수 있을 것이다. - page 22
아마 우리 대부분, 아니 나부터도 '언제든 이별할 수 있는 사이'란 당연한 진리를 잊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배려에 너무나 당연시 여겼었고 희생에는 무관심했으며 작은 것에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줄 모르는, 그야말로 '횡포'를 저지르며 살아왔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상대가 관계를 정리하자고 하면 뒤늦은 후회를 하기 시작합니다.
진작 잘할걸...

관계는 항상 더 인내하는 사람에 의해 유지된다.
친구, 연인, 부부 사이 모두가 그렇다.
이 말이 참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한 사람의 배려와 인내로 관계가 이어진다는 사실이...
그럼 얼마나 지칠까...?
이에 대해 그녀는 말하였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 스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위해 아끼지 않았던 배려와 인내를 멈춰보는 게 어떨까. 상대방이 내 배려와 인내에 보답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를 추궁할 필요는 없다. 보상을 바라고 했던 배려는 아니니까. 그러나 내 인내가 한도를 초과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울리는 순간, 우리는 나 자신을 위해 그만 참아야 한다. 혼자서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해졌다면 당분간 상대를 만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고, 자신의 힘든 이야기만 쏟아놓는 친구에게 지쳤다면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잠시 멈추고 내 일상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배려와 노력을 멈추는 용기는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보다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키려는 노력이기에, 더 건강하고 희망적이다. 좀 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이제 노력의 바통은 상대에게 넘겨야 할 때다. - page 111 ~ 112
그럼 상대와 내가 평생 갈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성격, 가치관, 취향에서 발견되는 차이를 살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그런 차이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관계에 대한 존중의 태도다. 어떤 사이에서든 마찬가지다. 서로의 다른 부부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친구여도, 동료여도, 배우자여도 좋지 않을까. - page 131
앞으로 펼쳐질 인생의 숱한 사건을 함께 겪을 때 혹은 그 사건들을 지켜볼 때 그가 보일 '태도'를 긴 안목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
다른 이에게 기대기보다 우선 제 자신부터 변화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자의 이 말이 멋있었습니다.

자신의 본성과 학습된 능력들, 가치관, 취향 등을 잘 알고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것, 자기 자신과 친해진 후에 다른 사람들과 차근차근 관계를 맺어나가는 것, 그것이 순서이기에 무엇보다 자신을 잘 가꿀 줄 알기에 다른 이와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말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너무나도 좋아 보였습니다.
매 순간 내 옆에 있는 사람과, 세상과 그리고 나 자신과 조금씩 이별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척 부정하고 소중한 사람들이 영원히 내 삶의 반경 안에 있을 것처럼 무심하게 살아가다 후회한다면 이미 때는 늦어버린다는 것을.
그렇기에 이 모든 것과 이별해야 한다는 것을 매 순간 인지하며 살아가기를.
저자는 상처받는 데 지친 우리에게 건넨 단단한 위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