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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삼킨 여자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제가 믿고 읽게 되는 작가분 중 한 분입니다.
바로 '김재희' 작가님!
이번 작품에서 김재희 작가님의 새로운 스타일, 새로운 이슈라는 점에서 독자의 마음을 설레게 해 주었습니다.
바로 '픽업아티스트의 세계'.
과연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무엇일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섹슈얼리티
그리고 젠더 이슈를 다루는 이야기
『꽃을 삼킨 여자』

"아람 형사, 고사 났다."
아람이 다가가자 아이코스 담배를 피던 선익은 담배를 껐다.
"네?"
"마약사범 은어인데 사고 터졌다구. 보통 아냐. 사람이 죽었어."
"선배님. 우리가 쫓는 사람과 관계, 있습니까?"
선익은 고개만 끄덕였다. - page 7
403호 모텔 방.
문은 활짝 열려 있고 크린가드를 걸치고 발에 덧신을 신은 과학수사요원들 십여 명이 증거를 채취하고... 한 시신이 발견됩니다.
하얀 양말을 신은 반듯하게 편 두 발.
하얀 반팔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는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한 남자.
알고 보니 그는 경찰시험을 통과하고 경찰이 될 준비를 하던 '김민동'이었습니다.
그의 행적을 추적하다 보니 그들이 쫓고 있는 소액 사기 사건의 용의자와 마지막 통화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설희연'
사기범이 살인사건의 용의자?
같은 사람 다른 혐의,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
그렇게 '설희연'이라는 인물을 통해 '여성'의 현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설희연의 어린 과거는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알코올중독 엄마와 아빠의 방치로 가출을 하게 된 그녀.
노숙 생활도 하게 되고 가출팸에서도 생활하게 됩니다.
팸이라고 해서 패밀리가 되는 것이 아닌 그저 그녀를 이용하려고만 했을 뿐.
그럼에도 그녀에게 언니라기보단 어른이었던, 엄마 대신인 '주성이'을 만나게 됩니다.
"서두르면 안 돼. 우리가 줄다리기를 잘해야 해. 그리고 이제 부모도 그만 미워해. 이렇게 만든 토대지만 결국 선택은 우리가 한 거야. 대신 어떻게든 적응해서 살아남아. 그러니까 미운 엄마도 잊고, 누구도 믿지 마. 나만 믿어. 희연이 너 뒤에 내가 있어. 남자들에게는 우리가 믿는다는 신념을 심어줘야 해. 그래야 안도하고 잠시나마 우리에게 평온을 느끼게 돼. 돈값을 해줘야 한다는 거야. 우리가 하는 일도 결국은." - page 110
주성이에게 의지하던 희연의 모습이, 그리고는 픽업아티스트로 살아가는 그녀가 딱하다고 할까...
하지만 우리의 시선은...
"어릴 적에 알코올중독 엄마나 아빠의 방치만 아니었으면 가출해서 저 만날 일도, 서른 되는 나이에도 사기 치고 다닐 일은 없었을 거예요. 일방적으로 꽃뱀이라 매도하지 말아주세요. 다 사정이 있어요. 그 누구도 재미로 하지 않아요. 먹고 살 방법이 없어서 그래요."
선익이 참다가 한마디 했다.
"남에게 피해주면서 바른길로 안 가면 결국 다 이렇게 됩니다. 제 경험상으로요."
주성이가 와락 발끈했다.
"남의 생활을 어떻게 그 사람이 아니고 다 알 수 있죠?"
주성이는 컵 손잡이를 꽉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함부로 남의 살아가는 방식이나 인생관에 말 섞어 꼰대짓 하지 마세요." - page 186 ~ 187
다른 이들처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되었다면 그녀의 삶은 다르지 않았을까...
소설 속엔 남자와 여자로 대변되는 각각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남자를 대표하는 '서선익'과 여자를 대표하는 '강아람'.
이 둘의 대화를 보면 조금은 불쾌하지만 여전히 이런 시선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고 할까...
"사기 재주도 용하다. 내 주변엔 그런 사람 없어. 결혼 못해서 다들 난리야. 연애도 포기하고. 설희연은 남자가 성욕이 강해 어떻게든 여자를 사귀고 싶은 걸 이용해. 단지 여성이라는 성으로 말이지."
"성적 매력만 있다고 돈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형사님은 섹시한 여성이 커피숍에서 갑자기 말 걸고 그럼 돈 백 줘요?"
"뭐, 남자들 비위 맞춰 감정 노동한다 그러는 거야? 그러니까, 아람 형사는 설희연이 쉽게 돈 버는 것은 아니다 이거지?"
"원인 결과 과정이 있겠죠. 그걸 알아내는 게 형사 일 아니겠습니까?" - page 129 ~ 130
한 여성의 서사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편견을, 고정관념을, 세상을 비판하기 전 나는 어떠했는지...
무엇이 옳다 그르다 단정할 수 없기에...
생각에 생각의 꼬리가 물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