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걷힌 자리엔
홍우림(젤리빈)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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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2천 만 뷰 카카오웹툰 『어둠이 걷힌 자리엔』전격 소설화!


웹툰을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누적 조회수를 보니 작품에 대해선 이미 검증이 되었고 무엇보다 이 소설이 끌렸던 건 기묘한 느낌이 사로잡았다고 해야 할까!

처음엔 스치듯 이 책을 바라보았는데 자꾸만 나를 이끄는 뭔가가 있었음에...

(누구냐, 넌?!!)

읽을 수밖에, 아니 읽어야 했습니다.


"당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민이 있나요?

그렇다면 오월중개소를 찾아가보세요."


『어둠이 걷힌 자리엔』



1900년대의 경성, 안국정(지금은 안국동) 큰길에서 한 골목 들어간 상점가의 모퉁이에 한 건물이 있습니다.

올리브색 2층 양옥으로 짙은 녹색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사무소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오월중개소'.

미술품과 골동품을 취급하는 오월중개소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최두겸'이란 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여느 중개소와는 다른 점이 있었으니...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기에 기묘한 존재들이 찾아와 자신의 어두운 상처를 털어놓고 문제 해결을 부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손님을 내쫓는 세화를 가진 찻집 주인

저승길을 거부한 영혼 고오

부처를 날려버린 담비 동자

삼십 년 간 비밀을 간직해온 이야기를 들어주는 귀님

인간을 사랑한 샘물 신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인간과 영물, 신들이 오월중개소에 찾아와 고민을 해결해달라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두겸 앞에 묘령의 여인이 나타납니다.


"누, 누구신지요? 괜찮으세요?"

얼마나 당황했는지 두겸의 목소리가 뒤집어졌다.

"나야 나."

건조하고 여유 넘치는, 딱 기분 좋을 정도로 쉰 목소리.

"...예?"

두겸의 되물음에 낯선 이가 고개를 들었다. 여인과 눈이 마주쳤을 때 푸르고 녹색인 빛이 여인의 새까만 홍채 안에서 춤을 추듯 일렁였다.

설마.

저 웃음, 저 눈빛. 잊을 수도, 헷갈릴 수도 없다.

"...치조님?"

두겸의 말에 한밤의 방문객이 눈꼬리가 크게 휘며 활짝 웃었다. - page 108


사실 치조는 어린 시절 두겸의 목숨을 살리니 존재이자 특별한 능력을 갖도록 만든 특별한 영물 뱀인데 인간의 모습으로 찾아오다니...


"그래. 하필이면 인간의 형상인 건 나도 당황스럽다."

"어떻게 해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실 수 있나요?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라도 할게요."

치조는 손가락 끝으로 제 턱을 톡톡 쳤다.

"번개 때문에 산산조각 난 내 조각들을 모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다. 우물에서 잡아먹은 원귀들의 영향을 덜 받은 조각을 골라 흡수하면 괴물이 되기 전과 비슷하게 될지도 모르지." - page 142


과연 치조는 자신의 조각들을 모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던 어둠이 걷히고 난 자리에 하얀 빛이 조금씩 채워져가고 있었습니다.

용서와 이해, 사랑의 빛으로.

그래서 읽는 동안 가슴이 따뜻했나 봅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우리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더라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린 시절의 두겸이 살던 마을에 '귀신 잡아먹는 우물'을 만들어 그곳에 부정탄 것, 껄끄러운 것, 불편한 것, 심지어 사람까지 집어던지곤 하였습니다.

맞아 죽고, 괴롭힘당해 죽었을 때 마을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기 때문이라며 죽음 뒤의 진실엔 눈 감은 채 그들을 우물에 던졌습니다.

그때 두겸의 병든 동생이 발작을 일으키자 귀신이 들렸다며 우물에 던져 죽였고 동생과 같은 병을 앓던 두겸마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우물에 던져졌었는데 그때 그 우물을 만들었던 비구니의 원혼이 두겸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인간을 향한 실망과 회의로 방황하는, 그래서 분노로 까맣게 탄 비구니의 모습.


"하지만 영원히 상처 속에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요."

...

"당신은 우리 산 사람들은 결코 나아가지 못할 거라고 했죠.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해내왔어요. 정말 느리지만 우리는, 우리 중 누군가들은... 아주 천천히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폭력과 맞서 왔어요. 제가 사는 세상은, 제 아이들의 사는 세상과 다를 테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또 다를 겁니다. 당신과 당신들이 저승으로 간 후... 언젠가 다시 태어나길 선택한다면 그 세상을 누리며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page 301 ~ 302


우리가 사는 이 세상도 불안의 어둠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까지 계속 그러했듯이 불안을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어둠의 자리에 '희망'을 놓아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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