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지 않을 권리
김태경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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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를 강요하는 사회,

필요한 것은 회복할 시간이다"


되돌아보니 그동안 범죄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범죄'에만 관심을 가졌었습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으로 사건의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사건에 대해 '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범죄자를, '이 사건이 얼마나 잔인했는지'에 대한 사건 자체를 바라보기에 급급했지 정작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피해자들'.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무관심이, 우리의 잘못된 인식이 그들을 두 번 울린다는 사실을...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외면한, 잔혹한 사건 뒤에 남겨진 사람을 생각한다

"범죄의 잔혹함에만 주목하는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책!"


『용서하지 않을 권리』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범죄의 잔혹성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취급될 뿐, 그의 경험에 대한 깊이 있는 공감과 이해를 위한 노력은 종종 생략된다. 범죄가 끔찍할수록 가장 섬세하게 배려받아야 할 피해자는 한층 짙어진 범죄의 그림자에 가려 묻히며 놀라울 만큼 빠르게 잊혀간다. 안타깝게도 피해 당사자는 결코 그렇지 못해서 몇 달, 몇 년, 심지어 평생 범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곤 한다. - page 17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었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데 우리는 파편적인 정보를 토대로 너무 쉽고 빠르게 피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며 때로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그들에게 다양한 굴레를 씌우고 있다는 사실이.

특히나 타인의 아픔에 공감한다고 착각하며 피해자를 쉬운 언어로 위로하는 우리의 무지가 그들에게 또 하나의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이.

읽으면서 나의 오만함과 편견을, 무지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종종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상대의 고통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해가 정확하며 자신의 언행이 충분히 공감적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단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한 것에 불과하거나, 단지 일시적인 동정에 불과하거나, 혹은 가장된 공감적 언행일 뿐인 경우가 많음에도 말이다. 물론 동정과 연민은 누군가를 돕고 싶은 의지를 일으키며 공감의 중요한 토대가 되므로 분명 가치가 있다. 하지만 단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과 감정에 근거한 추론과 동정만으로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적절히 돕는 것은 상당한 한계가 있다. 

인간은 낯선 상황이 발생하면 집착적으로 그 상황을 '이해'하고자 애쓴다. 인지적으로 이해가 되어야 같은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세상사를 인지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있음을 인정하며 때로 이해되지 않는 것도 수용할 줄 아는 아량을 배워간다. - page 77 ~ 78


쉽지 않은 공감.

섣부르고 잘못된 공감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잔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합의'에 대한 이야기에서의 우리의 시선이...




애석하다는 표현이 맞을까...

아니,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음에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피해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도 오만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신


회복의 여정은 길고 험난하다. 그래서 홀로 감당하기에는 무척 버겁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주제의 가장 존경받는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말처럼 돌봐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그 길은 덜 외롭고 덜 고단할 수 있으며 인고의 시간도 줄어든다. 이는 피해자가 지각한 사회적 지지의 양과 질이 범죄 피해로 인한 우울과 불안, 적개심 들의 후유증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 주는 완충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사건 후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적응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 것으로 나타난 여러 연구에서도 잘 드러난다. 만일 돌봐주는 사람이 한 사람에서 둘, 셋으로 늘어날 수만 있다면 피해자의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지며 공동체 전체의 건강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 page 211 ~ 212


그들에게 건네는 작지만 적정한 지지.

위기에 처한 피해자에게 "이제 당신은 안전합니다"라는 출동 경찰의 말 한마디, 누군가 잠시 곁을 지켜주는 것, 말없이 건네준 물 한 잔, 옷을 챙겨 입을 시간을 주는 것, 호기심에 찬 구경꾼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것 등과 같은 작은 관심과 배려가 그들이 '세상이 여전히 안전하며 살 만하다'라는 감각을 잃지 않게 해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의 태도.



 

범죄 피해 없이 지내고 있는 우리는 특별히 선하거나 잘나서가 아니라 단지 '아직'까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고통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는데 그동안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점.

이제라도 사건보다는 사건 너머의 '사람'에 관심과 배려가 필요함을 제 자신에게도 새겨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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