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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하우스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14
김효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2월
평점 :
책 표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눈길을 끌었던 건...
'연쇄 살마마 사건'
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추리소설이라면 살'인' 사건에 익숙한데 '말'의 죽음이라니 소재로 신선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배경은 제주도.
이곳에서 일어난 '살마마 사건'의 범인은 누구일지 그들과 함께 추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온 전직 호텔리어 구이준과
추리 마니아이자 대박 소설가 지망생 이제인은
어쩌다 제주 삼해리 연쇄 살마마 사건을 쫓게 되었을까?
『메리 크리스하우스』

"혹시 서울에서 사고 치고 제주로 도망 오신 건 아니죠?" - page 9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특급 호텔 호텔리어 출신이자 빵빵한 스펙에 훤칠한 외모까지 갖춘 이 사람.
뭐가 아쉬워서 이런 시골 마을 게스트하우스에 지원했는지 모르겠지만...
"일을 할 때 어떤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역시 서비스일까요?"
이번 질문에는 남자의 대답이 조금 더 늦어졌다. 생각에 잠긴 듯 보이더니 이내 답을 찾아 고개를 들었다.
"손님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숙박하시도록 돕는 것이죠. 제가 만약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어떤 사건도 사고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습니다." - page 15
그렇게 삼해리 유일의 게스트하우스 크리스하우스의 호스트가 된 '구이준'.
'연말에 눈이 내리면 마을에 고립될 수 있으니 예약 시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삼해리는 눈이 내리면 영락없이 고립되는 마을이기에 연말에는 파리만 날릴 뻔했는데 이번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 첫날까지 장기 투숙하겠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습이 괴물은 아니지만 얼핏 보면 트리 같기도 한 것이 풀이 잔뜩 달린 옷을 입은 이 손님
"자네...... 혹시 구이준이?"
2호실 손님은 이준의 본명을 알고 있었다. 뭐야. 아는 사람인가. 이준이 낯선 얼굴을 확인했다.
"누나가...... 왜 여기서 나와?" - page 43
알고 보니 이준의 누나 구이현의 오랜 친구이자 이준의 흑역사 상자 깊은 곳에 꾹꾹 숨겨 놓았던 그녀 '이제인'이었습니다.
"잠복근무 중이우다."
제인이 어설픈 제주 사투리를 구사하며 웃었다.
"잠복근무? 누나가 잠복근무할 일이 뭐 있어. 방송 일 하는 거 아니었어?" - page 44
'살마마 사건'이 자신을 위한 인생 사건이라며 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그녀.
그리고는 그 무용담을 토대로 소설을 써서 대박 나는 것이 목표라는데...
이 무슨 황당무계한 이야기란 말인가...
라 생각하던 이준에게 제인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크리스마스에 삼해목장 말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건 현장에는 모두 빨간 옷을 입은, 즉 산타 복장을 한 사람의 모습이 찍혀 있다는 사실을 일러줍니다.
그럼
'산타'가 말들을 죽인 것일까?
왜 말들을 죽여야 했을까?
그렇다면 산타는 누구란 말인가?!
'절대 사적으로 얽히지 않는다'라는 크리스하우스의 철칙이자 호스트인 크리스(구이준)의 금기가 깨지면서 본격 삼해리 연쇄 살마마 사건을 해결하기 시작하는데...

소설 속 인물들이 저마다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읽으면서 참 정겹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진실엔 역시나 인간의 탐욕과 이기라는 점이 또다시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를 거예요. 인간이 특별해 보여도 사실 이렇게 무능한 동물도 없거든요. 무능하기만 한가. 경솔하기까지 하지. 자기가 뭐 대단한 줄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 보면. 좀 안타까워요. 자기가 만든 세계에 갇히고, 그러다 보면 완벽한 줄 알고 저지르는 짓들이 완전 허점투성이인 거죠." - page 340
어쩌면 사람보다 말 못하는 동물들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들이 바라보았을 때 우리의 모습이, 아니 이 세상이 어떨지 목격마 역시도 이야기하였지만...
원래 말 못하는 존재들이 아는 세상이 따로 있다.
그러니 당신들이 아는 세계가 전부라 믿지 마라.
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 page 361
한라산 아래 목장으로 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기풍 있는 갈색 제주 토종마에게 외쳐보려 합니다.
'메리 크리스하우스'
그럼 대답해 줄 것이라 하였습니다.
'해피. 유. 히이잉이어.'
조금은 가볍고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마을 사람들 간의 인정이라고 해야 할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에선 뭉클하게 느껴진 건 이런 모습이 사라지는 현재의 우리 모습이 안타까워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제주도 삼해리에 가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