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 드레이크, 다시 시작하다
린다 홈스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처럼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고자 다짐을 해 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매번 그 한 발짝 떼는 것이 왜 그리도 힘겨운지...

 

여기 한 여인이 있습니다.

그녀 이름이 아마도 '에비 드레이크'일 것입니다.

그녀의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새 출발을 보며 저도 새로이 다짐을 해 보려 합니다.

 

"비록 과거로 돌아가서 새 출발 할 수는 없지만,

지금 다시 시작해서 새 엔딩을 만들 수는 있어"

 

상처 입고 흔들리면서도 꿋꿋하게 나아가는 진짜 우리들의 이야기

 

에비 드레이크, 다시 시작하다

 

 

지금 나가야 해, 안 그러면 앞으론 절대 못 떠나, 에비는 스스로에게 경고했다. - page 6

 

오늘이 반평생을 함께 보낸 날임을 알지 못하는 '팀'.

벽에 걸린 달력에 빨갛게 동그라미를 그렸지만 단 한번도 묻지 않고 지나치던 그.

그와는 작별을 고하겠다고 다짐한 에비는 그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에 짐을 싸고 운전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팀이 이따금 환자를 보던 캠던의 병원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남편과 이야기 나눌 기분은 아닌데...

 

"여보세요?"

"에벌리스 드레이크 씨 되십니까?"

팀이 아니었다.

"접니다만,"

"드레이크 부인, 전 콜린 마셜이라고 합니다. 캠던 병원 간호사예요. 다름이 아니라 드레이크 선생님께서 30분쯤 전에 저희 병원 응급실로 실려 오셨어요. 차 사고로요." - page 8

 

지금 그를 떠나고 있던 찰나였는데 부상 정도가 심각하다는 팀.

떨리는 심정으로 캠던 쪽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렸던 교회에서 한 블록 떨어진 치좀 가에서 그녀가 신호 대기에 걸려 서 있는 동안 팀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 page 9

 

다시 돌아온 집.

하지만 이젠 그곳에 남편은 없습니다.

그동안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보면...

 

진정한 속사정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밖에선 완벽하고 모범적인 의사였기에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에비.

하지만 그는 에비에게 정서적 학대를 일삼고 때론 폭력적이기까지 한 몹쓸 인간이었음에 지친 그녀는 마음먹고 남편을 떠나기로 한 날 남편이 죽게 된 현실이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그녀를 묵묵히 지켜주던 한 친구 앤디는 자신의 학창시절 친구이자 전 메이저리거 야구 선수인 딘 테니를 세입자로 소개시켜줍니다.

인기 절정의 투수였지만 지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 잠시 세상과 단절하고 싶다는 그.

그와의 동거(?)가 시작되면서 점점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깊은 연민과 애정을 나누게 되는데...

 

아마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항상 '적절한 일'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 나도 그래." 그가 셔츠 끝자락으로 번들번들해진 이마를 훔쳤다. "난 매일 같이 내가 애들을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니카와의 관계가 나빠진 건 아닌지 걱정해. 제기랄, 모든 걸 내가 망친 게 아닌지 걱정한다고." 그가 그녀에게 다가가 발에 붙은 쌀알을 떼어주었다. "네가 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 건 아니야." - page 354

 

어쩌면 굳이 짐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지는 우리들의 모습이 소설을 통해서 바라보니 한편으론 안타까웠습니다.

 

"난 왜 당신이 모든 문제를 감당하려고 드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는 본인이 기다리고 싶을 때 기다리고,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는데 왜 당신은 무조건 맞춰주기만 하는 거죠? 딸이니까요? 하지만 영원히 이렇게 지낼 순 없어요." - page 361

 

그래서 이 말이 참으로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딘, 난 당신이 투구를 해야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 당신이 투구를 할 수 있게 되어야 '나도, 내 마음도' 충분해질 것 같아서 그런 거예요."

그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믿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호기심 때문이었다. "당신은 이미 충분해요." - page 394 ~ 395

 

보이지 않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녀의 발걸음들.

특히나 '딸'이라는, '아내'라는 그 굴레는 참으로 많이 얽히고설켜 있었습니다.

그걸 풀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을뿐더러 벗어날 수 없음에, 그래도 여전히 그 굴레 속에는 살아가야 하기에 너무 애쓰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함을 에비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내가 집을 나갈 생각으로 행복해하고 있던 때에 누군가가 죽었어요. 그래서 너무 좋으면,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아요. 항상."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날 밤에 당신이 술에 취해 한 말이 이거였군요. '난 절대 행복해지려고 애쓰지 않을 거야."

"맞아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가 이불 속에서 그녀의 손을 꽉 쥐고 잡아당겼다. "가끔은 당신이 아무리 애를 써도, 끔찍한 일은 생기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행복해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건 그냥 그런 거예요.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그 분야에서는 전문가잖아요." 그가 그녀의 손을 다시 꽉 쥐었다.

"버려야 할 것들이 많죠." 그녀가 말했다.

"그래요, 나도 알아요. 하지만 가끔은...... 그냥 희망도 품어야만 해요." - page 401

 

그녀를 통해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왜 이 소설이 어른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책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의 이야기였기에, 우리 모두 불완전하기에 이 소설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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