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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 마종기 산문집
마종기 지음 / &(앤드) / 2021년 4월
평점 :
이 책이 끌렸던 건 이병우 작곡가의 추천사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눈물이 하얀 눈꽃으로 내려와
무거운 삶의 발자국을 지워주는 이야기 - 이병우(작곡가)
시인 마종기가 우리에게 전한 따스한 숨결에 잠시 기대어봅니다.
시인 마종기를 위로한 예술 작품과 그에게 문학적 영감을 준 예술가들...
그리고 시의 행간 속에 고여 있던 눈물의 기억을 따라가본다
『아름다움, 그 숨은 숨결』

책장을 펼치고 <작가의 말>을 지나 처음으로 만나게 된 이야기, <꿈꾸는 당신>.
이 이야기를 읽자마자 순간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작은 안도의 탄식처럼 '아~!'라고 나왔습니다.
아직 그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데, 그저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인데, 왜......

아마도 앞으로 그가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가 어떨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내가 쓴 시가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내 시를 누가 먹어버리거나, 숨 쉬어버려서 그대로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래서, 내 시가 잠시만이라도 그 사람의 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page 18
그에게 '시'란 낯선 미국이라는 곳에서, 의사라는 직업으로, 나날의 기쁨이, 슬픔이, 믿음이, 생존의 의미였습니다.
그토록 그에게 '시'는 특별했기에 우리에게 시를 읽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곤 하였습니다.
세상적 성공과 능률만 계산하는 인간으로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나 아름답고, 겨우 한 번 사는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꿈꾸는 자만이 자아를 온전히 갖습니다. 자신을 소유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시를 읽는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 page 38
저에게는 무엇보다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국, 고향을 떠나 그 고단한 삶과 모국에 대한 그리움이...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으로부터 오는 삶과 죽음을 묵묵히 바라볼 수밖에 없음이...
겨울의 '함박눈'의 응답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읽으면서 차갑고도 아린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시인의 산문집이었습니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그의 글에는 '시인'만이 나타낼 수 있는 '감성'이 묻어져 있어 어느 한 페이지도 소홀히 지나칠 수 없었고 말 한 마디마다 가슴에 여운을 남기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아니, 좋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음이 아쉬웠습니다.
제 표현이 너무나 서툴러서...
간만에 내 영혼이 치유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말 못 할 고민도 많았고 지치고 지쳤었는데...
그래서 더 책에 매달리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바람의 말>로 잠시 봄바람에 귀를 기울여보려 합니다.
바람의 말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꽃나무 자라서 꽃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착한 당신이여.
아득히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