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왕 - 정치꾼 총리와 바보 아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본 소설 작가 중 한 분입니다.

'이케이도 준'

그의 소설 중에 『한자와 나오키』의 '한자와'를 통해서 어찌나 세상을 향해 통쾌하게 외치던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그였기에 여전히 그의 활약이 눈에 아른거리곤 합니다.


역시나!

'이케이도 준'이 다시금 유쾌! 상쾌! 통쾌한 정치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가지고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도 그만이 할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속으로 빠져보겠습니다.


"너희가 국민의 뜻을 아느냐?

말로만 하는 정치, 우리가 이제 끝내겠다."


민왕

 

총재 선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내각 지지율이 밑바닥을 헤매는 가운데, 다나베 야스시 총리가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주 전인 9월 1일의 일이었다. - page 7


이미 다나베의 전임 총리였던 안자이 시게루도 일 년 전 9월에 갑자기 사임해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의 뒤를 이어받은 다나베마저 취임한 지 일 년 만에 총리대신 자리를 내던지겠다고 하니...

다이잔은 어떻게든 다나베를 설득하려 합니다.


"문제는 내가 아니라 국민들이잖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

"지금의 정국을 극복할 자신이 없는 걸 어떡하나? 임시국회에서 헌민당이 또 저항하리란 건 불을 보듯 훤한데, 그때 내가 총리라면 싸울 수 없잖나?"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인가? 그럼 누구라면 싸울 수 있다는 건가? 애당초 국회는 이미 뒤틀렸고 말이야." - page 9


패배하지 않기 위해서 그만둔다는 그의 모습.

궤변에 억지스러운 모습이 우리에게서도 엿볼 수 있었던 인물이기에 참 기가 찼습니다.


결국 다나베의 사임으로 민정당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다이잔은 자신이 총리 자리를 엿보게 됩니다.


"이 무토 다이잔, 이번에 국회의 지명에 의해 송구스럽게도 어명어새를 받아 내각 총리대신에 취임했음을 보고드리는 바입니다. 이 나라의 민주 정치를 견인해온 위대한 선인들의 말석에 자리하는 자로서 성심성의를 다해 국민을 위해, 사회를 위해, 그리고 일본을 위해 헌신할 생각입니다.

... " - page 25


역시나 '국회'란 곳은 서로 물고 뜯기에 좋은 곳일까...

심술이 잔뜩 밴 교활한 눈길로 질의에 나선 헌민당의 구라모토의 발언에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된 다이잔.

배 속에서부터 솟구친 분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던 순간 갑자기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게 됩니다.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


"...... 애초에 너 같은 사람은 정치가가 될 수 있는 그릇이 아니고......" - page 43


처음엔 자신이 헛소리를 들었다고 결론을 내지만 자꾸만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만...


돌연 대학생 아들 쇼와 의식이 바뀌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도통 정치엔 관심 1도 없는 아들 쇼는 국회에서 엉뚱한 발언에 아버지를 난처하게 만들고 아버지 역시 다혈질인 성격 탓에 면접장에서 면접관에게 호통을 쳐 취업을 망쳐놓습니다.

서로에게 민폐만 끼치는 부자.

과연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펼쳐질지 거침없고도 화끈한 전개 속으로 동행해보시는 건 어떨지...


​이번에도 그의 펜은 날카로웠습니다.

일본의 정·관·재계 모두를 비판하고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들의 안이한 태도까지도 꼬집는 건 아마 그만이 할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이 와닿았던 건 얼마 전 '2021년 보궐선거'가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거철에만 국민을 위해 봉사와 희생을 하겠다는 정치인들.

의혹을 부풀리며 서로를 물고 뜯는 정치인들.

그런 그들을 보며 점점 정치에 눈을 감는 우리들.

소설을 읽으면서 짜릿하고도 통쾌함을 느꼈지만 책장을 덮는 순간 느껴지는 반성과 깊은 여운은 저에게도 만감을 교차하게 해 주었습니다.

"자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부처님 앞에서 설법하는 거지만...... 옳다든지 옳지 않다든지, 정치는 그런 것과 관계가 없어. 중요한 건 눈앞의 표라고, 표! 정치인에게 표를 얻지 못하는 정치는 잘못된 정치야! ......다이잔, 자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 당장 가리야를 경질하게." - page 300


 

​기업이든 정치든 이 '세습'이라는 관습...




부모의 모습을 배운 그들에게서 '개혁'을 운운한다는 것이 맞는 말일까...?!

고인 물은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음을, 그렇기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사실 저도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눈을 뜨게 된 건 작은 촛불 하나였습니다.

소설 속 쇼의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마음을 돌리려 했던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국민'일 때 비로소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또다시 다짐을 해 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권리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머리에, 가슴에 새겨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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