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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 인생에 처음 찾아온 나이 듦에 관하여
이현수 지음 / 수카 / 2021년 3월
평점 :
어릴 때는 '나이'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었는데...
언제부턴가 숫자에도 민감해지고 나이보다 어려 보이고 싶다는 것이 오히려 '나이 듦'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나이 드는 것이 조금은 두렵기만 합니다.
지금도 불확실한데 앞으로 펼쳐질 내 미래가...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을 본받고 싶지만 오히려 더 위축되는 나 자신에...
그래서 이 책을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답고 평온하게 나이 듦을 맞이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
"나이 듦에도 안내가 필요하다"
『나는 나답게 나이 들기로 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가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다 누군가 했던 이 말.
"젊었을 때 그대로 똑같이 누리다가 갑자기 죽으려면 더 힘들까봐, 더 집착할까 봐, 정말 죽기 싫어질까 봐 그렇게 고생을 시키는가 보지." - page 6 ~ 7
이 말이 저에게도 확 꽂혔습니다.
나이 듦이란 결국...
그런가. 고독, 외로움, 허전함, 공허감, 때로는 비굴함까지도 느끼면서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들이 모여 어느 날 죽는 건가. 우리의 죽음은 우리의 입으로 이미 선포되었던 건가. 살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없을 테니 죽음과 노화는 모두 우리 스스로 불러들인 것인가. - page 7
나만 나이 드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축 처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어차피 누구나 겪을 일이라면 나이 듦에 대해 알아둔다면 보다 평온하게, 무엇보다 나다운 노년의 길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시작된 저자가 안내하는
건강과 마음 관리부터 죽음의 문제까지.
노년의 길을 산책하듯 유유히 건너는 법
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사회적 시각이 '노인'에 대한 인식을, '나이 듦'에 대한 인식을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는 사실!
노인은 솔직하다. 자신의 늙은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시인한다. 하지만 노인은, 특히 한국의 노인은 솔직해지는 대신 자긍심을 버렸다.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해 보톡스, 주름 제거 수술, 노화 방지용 온갖 주사를 겁도 없이 시술받는다. 인터넷에 이 용어들만 쳐봐도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사례가 즉시 올라온다. 자신의 상태를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감추고 지우려는 것은 "우리는 너희가 부럽다, 너희가 진리다"라고 하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그 '너희들'이 기고만장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 page 47 ~ 48
정말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데 누가 존중을 할 것인가!
당당하게 늙으려면 노화에 대한 우리들 자신의 시각부터 당당해져야 한다는 것을!

뭐니 해도 나이가 들수록 올바른 식생활, 긍정적 마음, 운동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운동의 경우는 개인 선호가 있지만 올바른 식생활은 선호가 아닌 필수적인 일이기에 한층 관심을 기울여 먹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이 듦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인 '죽음'.
솔직히 어느 누구도 죽음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 공포와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데...
세상 사람들 모두 죽음을 두려워하며 그에 대처하고자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다. '나만', '당신만' 두려운 게 아니다. 미국의 대중 지식인이자 신경과학자인 샘 해리스는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죽음"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죽음 이후에는 공포 자체를 느끼지 못하므로 의미 없다'는 한 줄의 생각만으로도 두려움에 나름 대처할 수 있다면 개인의 덕성은 완성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page 288
굳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특히나 이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죽으면 끝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두렵고 무섭다.
하지만 '죽으면 끝일까?'라고 생각해보면 호기심이 당겨 두려움의 감정이 희석되는 느낌이다.
'죽으면 끝이다,'로 마침표를 찍지 말고 '죽으면 끝인 것 같지만, 정말 끝일까?'의 쉼표와 물음표로 바꿔보자. - page 319
정말 단순히 문장 부호의 변화만으로 새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시골의 전원주택에 가기 위해 그동안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를 거닐다 조금씩 시골길로 접어드는, 갑자기 변화하는 것이 아닌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는 느낌이랄까...
마냥 불안하고 두려웠던 마음이 어느새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저자의 이 이야기가 아마도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한 바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보다 힘들었지만 나보다 먼저 극복하고 용기 있게 다시 시작한 사람들이 언제나, 언제나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들의 인생 후반기는 위트로 넘쳐났습니다. 역경 후에도 살 만하니 그런 것입니다. 나는 그저 그들의 뒤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우리가 힘든 일의 첫 주자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요. 우리는 세상에서 최초로 가난한 사람이 아니었고, 최초로 이별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최초로 좌절하고 배신당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최초로 죽을 사람도 아닙니다. 이미 저쪽 세상으로 간 허다한 사람들 중에 대략 7만 년 전부터 계산해도 단 한 명도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다시 와야 했다면 오고도 남을 시간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저쪽 또한 살만하니 그럴 것입니다. 선구자들의 지혜와 용기를 보드 삼아 삶의 바다를 서핑해봅시다. 때로는 아슬아슬할 때도 있겠지만 점점 자신감이 붙을 것입니다. - page 325
이젠 당당히 자신의 노년의 길을 만들어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