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가키야 미우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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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까진 설마 했었습니다.

하지만 2에서 3으로 바뀌게 된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던...

"이제 결혼해야지!"

 

사실 저는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인해 어머니가 마음고생을 하시는 모습도 보았고 누군가에게 얽매이는 건 그다지 원치 않았기에 일을 하며 즐기면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30살이 되자마자 어머니는 저에게 진지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는 결혼한다는데... 넌 남자친구는 있니?

언제 결혼할 거니?"

솔직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설마 했던 어머니가...

 

계속되는 결혼 이야기에 지금은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의문스러운 것이 시대가 흘러도 왜 어른들은 '결혼'에 강박관념을 가지시는지...

 

이번에 읽게 된 이 소설도 그런 부모님이 등장하였습니다.

 

무조건 찾아야 하느니라,

우리 딸의 결혼 상대를!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28살 외동딸 도모미를 둔 지카코.

생활협동조합에서 마련한 <노후의 경제>라는 강연을 듣고나니 정작 자신보다는 딸의 앞날이 더 걱정스럽습니다.

 

앞으로 연금액은 점점 줄어들 겁니다. 의료비 부담은 커질 테고요. 아시다시피 한번 취직했다고 정년까지 보장되는 세상은 이제 사라지고 없습니다. 거기다 머지않아 암이나 당뇨를 유전자 단계에서 치료하는 세상이 온다고 하니 곧 100세까지 사는 게 흔한 일이 될 겁니다. 여러분, 노후자금은 충분하신가요? 마지막에 기댈 곳은 역시 가족입니다. - page 6 ~ 7

 

외동딸인 데다 월급이 많지 않아 저축이라 할 만큼 모아놓은 돈도 없는 도모미.

지금은 자신들 부부가 건강하니 괜찮지만, 언젠가 부모뿐 아니라 친척 어른들도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도모미가 제대로 생활할 수 있을지...

혼자 남은 도모미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지...

이만저만 걱정으로 친구 모리코와 수다를 떨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나눈 지 반년밖에 안 되었는데 자신에게 전해진 연하장은 지카코를 더 초조하게 만듭니다.

 

리나가 결혼을 합니다.

 

남편이 젓가락을 놓고 TV 리모컨을 가져와 볼륨을 높입니다.

푸른 하늘 아래에서 하얀 종이를 ㄱ환하는 중년 남녀 여러 명이 나오는데 화면 하단엔 이런 자막이 적혀있었습니다.

 

'베이징 인민공원, 통칭 '맞선 광장'

 

그리고 이어진 해설자의 이야기.

 

"요즘 중국에서는 부모 대리 맞선이 한창입니다.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서 결혼 상대를 찾는 겁니다. 이쪽을 보십시오. 붉은 벽돌 담장을 따라 조건을 적은 신상서가 빼곡히 붙어 있습니다. 적어도 수만 명분은 돼 보입니다." - page 27 ~ 28

 

언젠가 결혼하겠지라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여긴 남편.

평일에는 일에 쫓기고 주위엔 온통 여자들뿐인 딸 도모미를 대신해 자신들이 부모 대리 맞선 활동에 참가하고자 결심을 하게 됩니다.

 

딸 가진 부모로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세간의 분위기에 휩쓸릴 때가 아니다. 나는 50년이나 살았다. 도모미보다 세상을 잘 안다. 후회막급이라는 말처럼 무서운 건 없다. 내 일이라면 괜찮다. 하지만 그게 딸의 일이라면 죽기 직전까지 후회하며 괴로워할 것이다. - page 42

 

그렇게 지카코는 부모 대리 맞선 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생각보다 높은 연령대.

어리고 예쁜 여자만 찾는 남자들.

순종적이고 가사와 육아를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 여기는 남자들.

과연 여기서 지카코는 마음에 드는 사위를 찾을 수 있을까...?

​

 

​

​본격적인 대리 맞선 서바이벌에 들어가기 앞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

그런데 그 말은 곧 부모는 자녀가 결혼해야 비로소 육아에 성공한 것이라고 모리코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리나의 남동생 오헤이는 진작 결혼해 아이가 있다. 이번에는 장녀인 리나도 결혼을 한다. 모리코가 부모 노릇을 다했다고 말할 만도 하다. - page 12

​

꼭 자녀가 결혼을 해야 진정 부모가 할 일을 다 했다고 여기는 건 어디서부터 시작된 발상인지...

(근데 이 이야기는 저 역시도 결혼하기 전에 들었기에... 참으로 답답하였습니다.)

​

​지카코를 통해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의 여지들이 있었습니다.

​

"결국 여자는 얼굴이라는 거잖아. 어이없어."

강한 척하지만 상처 입어 침울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신상서를 교환했는데 만나보지도 못하고 모두 거절당했으니. 대리 맞선 당사자인 아들이 도모미의 신상서를 보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학력이나 직장이 아닌 사진이 문제일 거라고 도모미는 추측했다. 거절할 때는 이유를 말하지 않고 인연이 닿지 않는다고만 말하는 게 예의라고 했으니 진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 page 161

​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인성으로부터가 아닌 조건이 되어버린 현실이라는 것이... ​

​과거에도 존재하곤 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란 씁쓸함이 남는 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느낌이었습니다.

​

​결혼이든 비혼이든, 연애든 중매든!

지카코가 전하고자 한 바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

 

저는 아직도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결혼을 한다고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독신으로도 충분히 멋지고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권할 필요도, 권하지 않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건 오롯이 개인의 몫이기에 그 선택과 책임은 당연히 자신이 가져야 함을, 그러니 굳이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란 여운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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