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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평점 :
이번에도 또! 뉴스에서 발견하게 된 공공기관 직원이 서로 '지분쪼개기'를 한 사건, 일명 '내 땅투기'.
근데 더 어이가 없었던 건 너무나도 뻔뻔한 그들의 태도였습니다.
와....
정말 외치고 싶은 한 마디!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정말 고구마 백만 개를 먹은 듯한 이 느낌!
이 갑갑하고도 답답한 심정을 뚫어줄 사이다 같은 소설이 필요하였습니다.
"최악의 인간들을 응징할
완벽한 시나리오!"
『집행관들』

어느 초여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살인사건이 벌어집니다.
친일파 '노창룡'의 죽음.
놀라운 건 노 씨가 살해되기 직전까지 장시간 고문을 받았는데 그 형태가 노창룡이 친일 행각, 일제 고등계 형사들이 자행했던 고문 수법으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현장엔 지문 하나 없고 피해자의 등에 새겨진 의문의 숫자는 그를 죽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하지만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공포로 다가오겠지만 한편으론 적폐 세력 척결이라는 점에서 환호를 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접하게 된 역사학자 최주호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자신에게 자료를 부탁했던 이로부터 똑같은 방법으로 살인이 행해졌기에 자신이 원치 않게 연루되었음을, 이 사건이 단순히 끝이 될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역시나 노창룡의 죽음을 시작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은 이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이들은 스스로를 '집행관들'이라 여기고...
과연 집행관들의 행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이 소설을 펼치자마자 순식간에 몰입하며 통쾌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더 당당히 고개를 들고 살아가는 이들.

이들을 집행하기 위해 법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법은 그저 허울뿐이고...
"따지고 보면 이게 다 법 집행이 공정하지 않아서 벌어지는 일이지. 법이 사람마다 차별을 두고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으면 밑바닥 민심부터 무너지는 거야......"
...
"나라의 도적들을 응징하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여론이 이들에게 등을 돌리지 않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지."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난 요즘 그자들에게서 특별한 영감을 얻기도 해."
"영감이라뇨?"
최주호가 물었다.
"우린 펜대만 붙잡고 투덜거리는데, 그자들은 실행에 옮기고 있잖아. 우리보다 백 배 천 배는 낫지."
"그래도 살인은 정당화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한 차장이 끼어들었다.
"그야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 전쟁 중에 벌이는 살인 행위는 모두 정당하지 않은가?"
"저, 전쟁 중이라니요?"
"그자들은 지금 한창 전쟁 중인 거야...... 꼭 총칼을 들어야 전쟁인가?"
짧고 명쾌한 지적이다. - page 234 ~ 235

법으로 심판을 받을 수 없기에 그들에게 죗값에 응당한 대가로 응징했던 집행관들.
그들을 보면서 잠시나마 쾌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일일까...
소설 속에서도 집행관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응징을 하지만 결국 세상은 하나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바꾸지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변화를 시키고 싶었다는 집행관들의 그 마음을 이 소설을 통해 우리도 깨달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법...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해 또다시 물어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