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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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피노키오』는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든 '피노키오'.

방탕한 생활을 하지만 제페토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비로소 사람이 되는 말썽쟁이였던 피노키오.

아무래도 그를 상징하는 건 거짓말을 할 때면 코가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끔 아이가 귀여운 거짓말을 할 때면 코가 길어졌다고 놀리곤 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소설은 동화 『피노키오』의 피노키오가 똭!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목각인형 피노키오가 아닌 그를 상징했던 코에 관한 이야기겠지만...

 

그것보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진실과 거짓이 혼재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갈피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뭔가 해결방안을 제시해 줄 것 같았습니다.

하....

답답한 세상 속 잠시 소설을 읽으며 통쾌함을 느껴보고자 합니다.

 

거짓말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6월 3일 월요일.

한밤중에 걸려온 전화는 벡스트룀 경관에게 이날이 인생 최고의 날로 만들어줄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살인 사건입니다, 벡쉬트룀 경감님." 솔나 경찰서 당직 경관이었다.

"이 시간에? 왕이나 수상이라도 죽은 거야?"

"실은 그보다도 훨씬 좋은 일이에요." 벡스트룀의 동료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였다.

"말해봐."

"토마스 에릭손입니다." 당직 경관이 대답했다. - page 9

 

스톡홀름 경찰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았던, 조폭 전문 변호사의 죽음.

아무래도 검은돈을 받으며 변호사 일을 하기에 그의 집은 호화스러웠고 벡스트룀 경관은 그의 집에서 값비싼 물건을 슬쩍해보려는 심산으로 둘러보다가 '피노키오 인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피노키오 인형은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인가...?

 

이 소설 속 나오는 이들의 모습은 '비리' '욕심' '부패'가 난무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벡스트룀 경관은 폭식과 폭음, 그것도 근무 중에 상습 음주를 하는 근무 태만한 모습이 보이고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욕보다는 이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사사로운 이득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변호사 피살 사건의 목격자로 등장하는 이는 목격 진술을 해야 하는 그 당연함을 최대한 보상금을 받기 위해 수작을 부립니다.

또 과거에 피살자로부터 모욕을 당했던, 그래서 살인 용의가 분명한 귀족은 경찰이 아무리 증거를 제시해도 부정하기 바쁩니다.

보고 있노라면 고구마 먹은 듯 갑갑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 모습은 결국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에 씁쓸함이 더 크게 느껴지곤 합니다.

 

"제가 만나는 자들이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진다면 사무실 공간이 남아나질 않겠지요. 정말 많은 작자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범죄자도, 소위 피해자라는 자들도, 그리고 제 동료라는 자들까지, 다들 시종일관 모든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요. 그래도 코는 일 밀리미터도 길어지지 않고요." - page 366

 

피노키오가 거짓말을 할 때 코가 길어지듯 우리도 거짓말을 할 때의 행동을 보면 '코'가 단순한 의미가 아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피노키오의 코를 찾는 일...

쉬울 듯하지만 결코 쉽지 않음을, 그럼에도 진실은 반드시 드러냄을 볼 수 있지만 그리 통쾌하지만은 않기에 약간의 아쉬움은 우리에게 진짜 세상에서는 명확히 밝혀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바람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의 세 번째였습니다.

처음부터 읽었다면 보다 벡스트룀이란 인물을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지만...

그의 모습은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기만하고도 거만한 태도, 특히나 여성을 바라보는 모습...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우리에게서도 몇몇 이들의 모습이 떠올라 불편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매력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화 『피노키오』에 대해 새로운 팩션이 등장하며 사건과 오버랩되며 풀리는 과정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곤 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피노키오'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코는 어떤 모습들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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