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조각 (겨울 한정 스페셜 에디션) -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개정 증보판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덧 봄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그럼에도 아직 가슴 한 켠은 시리곤 합니다.

완연히 저에겐 봄이 오지 않았기 때문인지...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따스한 온기가 담긴 에세이를 읽어보려고 찾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안전한 시절 속에서

끊임없이 차고 기우는 달을 바라보며 했던 생각들"

 

머리보다 가슴이 끌렸던 걸 보면 아마도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지...

 

깜깜한 밤 하늘에 홀로 아련히 빛을 내며 가만히 우리를 들여다보는 '달'이 전하는 조각들.

그 조각들에 잠시 마음을 기대어봅니다.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달의 조각

 

 

책 속엔 초승달만큼의 관심으로부터 시작해 조금씩 채우면서 온전한 보름달로 가득 차오르지만 결국은 다시 그믐달로 아련함으로 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장을 펼치면서 저자가 건네는 이야기에 한없이 기대며 나의 공간을 채우다 보면, 상처를 보듬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서 저자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 서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왜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고슴도치> 이야기는 딱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관계 속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을 때마다 나는 하나씩 뾰족한 가시를 만들었다. 나를 지킨다는 핑계로, 마음을 다치고 싶지 않아서. 어느 날 문득 추위를 느꼈다. 더 이상 그 어떤 관계에서도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게 되었을 때. 거울 속의 나는 고슴도치였다. 가시를 잔뜩 세운, 그래서 누구도 끌어안을 수 없는. - page 20

 

나를 지키기 위해 하나둘 만들었던 가시.

그 가시로 더 외로움을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그 가시가 많이 빠졌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그나마 내 편이 되어주는 남편 덕분에, 무엇보다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책들을 읽으면서 배웠기에...

 

그리고 <연필로 쓴 글>은 읽고 난 뒤 큰 아이가 건네주었던 편지들을 다시금 꺼내 보며 미소를 짓곤 하였습니다.

 

 

요새 한글을 배우면서 연필로 '사랑해요 엄마'를 쓰는 큰 아이.

그래서 저도 요즘 연필로 아이와 주고받는 편지.

'사랑해 ○○야'

그 어떤 필기구보다 더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연필'.

오늘도 연필을 깎아 필통에 가지런히 담아봅니다.

 

이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아련히 가슴에 남았었습니다.

<바람>

 

 

저 바람에 흩날려 가는 것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상처가 남지 않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전하는 글마다 쉬이 넘어간 글은 없었습니다.

아마도 <궤적>에서 전한 말처럼...

 

그리울 때면,

상처받고 혼자 울면서 위로받고 싶을 때면

저자의 이야기가 나지막이 들려올 것 같았습니다.

 

반달의 우리는 충분히 아름다워요. 보름달이 되려 너무 애쓰지 말아요. 보름달은 한 달에 단 하루. 가장 짧은 시간을 스치고 사라집니다.

 

결국, 모두가 미완의 세계에 삽니다. - page 11

 

그러기에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면 보름달보다 밝은 빛을 낼 수 있다고 전하는 저자의 말에 또다시 마음을 건네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