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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복작복작 - 포르투갈 오래된 집에 삽니다
라정진 지음 / 효형출판 / 2021년 1월
평점 :
이번 '코로나'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집콕 생활을 하면서 겪게 된 불편함과 어려움.
성인인 저도 힘겨웠는데 아이들은 더없이 힘들었으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에 나가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친구들을 좋아하는 아이가, 야외활동은 금지되고 좋아하는 유치원을 못 가고 집에만 있는 모습이 짠한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무엇보다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도 제한이 있고 층간 소음이 신경 쓰여 아이에게 잔소리를 할 때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우리 집이 정원이 있는 단독주택이었다면...'
그렇게 생각에 꼬리를 잡고 전원생활을 꿈꾸다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겹고 살가운 포르투갈 시골살이를 보는 즐거움
여유롭고 한가로운 일상의 속살이 주는 메시지
『느릿느릿 복작복작』

한국과 포르투갈.
한국은 너무 효율적이고 편리한데 더 빨리, 더 많이 추구하는 그 지나친 속도와 압박감에 가끔 현기증이 날 정도다. 반대로 포르투갈은 너무나도 인간적인데 가끔 그 비효율과 태평함에 짜증이 확 치민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서울과 포르투갈의 알비토, 즉 빠른 한국에서도 가장 빠르고 경쟁적인 곳과 느린 포르투갈에서도 특별히 더 느리고 여유가 넘치는 곳, 극과 극을 오고 가기 때문에 특히 더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 page 42 ~ 43
문화적 차이가 있기에, 오랜 시간 서로 다르게 살아왔기에 매일매일 서로의 다름을 자주 느끼지만 그렇기에 이 두 사람은 더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솔직히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특히나 그 중심엔 '알비토 집'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둘러앉을 수 있는 식탁이.
있는 그대로 자연고 호흡하며 나누는 먹거리와 와인이.
이 모든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랑스러운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
별로 서두를 필요 없이 재촉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는 넉넉한 생활이.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차분히 쌓여 단순히 삶의 공간이 아닌 '삶'의 의미로 다가오는 이곳에서의 생활은 읽는 이에게도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 밖엔 나무와 꽃들이 반기고 물놀이와 흙장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 어릴 적 저는 놀이터의 흙으로 소꿉놀이를 하고 물가에 놀러 가서 물놀이도 했지만 지금의 우리 아이는 집에서 모래놀이할 수 있는 재료를 사서 만지고 욕실의 욕조에서 물놀이를 즐기니...)
그리고 언제든 이웃들이 놀러 와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음식도 같이 먹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그 무엇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점은...

몇십 년 간 대를 이어 한 집에 살며 오래되고 낡았지만 정겨운 물건들을 만지며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음에...
손 떼 묻은, 시간을 공유한 것들과 함께하는 공간이 마음의 고향이자 정다운 장소라는 것을 오늘의 우리가 누릴 수 없기에 애틋함이 묻어나곤 하였습니다.
사실 도시에서의 생활은 편리하고 다양하고 체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소비와 직결되어 있고 복잡한 삶에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시골에서의 삶'에 낭만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느슨하게 즐기고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즐거움과 감사함이 어우를 수 있다는 점이.
이로 삶이 풍요로워지고 유대감이 깊어질 수 있음에 우리가 '산다는' 것의 의미가 이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