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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ㅣ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평점 :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여성작가 편』을 읽고 이번엔 '남성작가'들의 한국문학 수업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여성작가보다는 남성작가가 조금 더 있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도 서로 간의 기간과 의미를 비교하기 위해서 1960년대 이후 한국현대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나중에 여성작가 편과 함께 다시 읽어보면 더 풍요롭게 한국문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1960년대 최인훈에서 2000년대 김훈까지
역사의 그늘로부터 건져 올린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이번 남성작가의 첫 장을 장식하신 분은 《광장》의 '최인훈' 작가였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넘쳐 여섯 번이나 개작을 해 판본이 일곱 개나 된다고 하였습니다.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서 그는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바는 무엇이었을까...
이 작품의 핵심은 두 체제를 비판하면서 어떤 체제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명준은 대타자가 부재하므로 자기 주체를 정립할 수 없다. 이제 새로운 주체를 정립하는 과제는 다음 작가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문학사에서 '매개'역할을 한 것이 《광장》의 의의라 말할 수 있다. - page 43
그리고 바로 이어진 작가가 《관부연락선》의 '이병주' 작가였습니다.
"나폴레옹 앞에는 알프스가 있고, 내 앞에는 발자크가 있다."
한국의 발자크이고자 했고 실제로 등단 후에도 발자크와 비슷한 삶을 살고자 등단 이후 80여 권 이상을 발표했다는 그.
그의 소설의 대표적인 특징은 바로 '실록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었습니다.
이것은 약간 난센스이기도 하다. '소설'은 픽션이자 허구의 작품이고 '실록'은 실제 사실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논픽션에 속하기 때문이다. '소설'과 '실록'은 서로 충동하는 면이 있어서 비평가들이 다소 난감해 했다. 그동안 한국문학사에서 볼 수 없었던 정체불명의 새로운 장르였다. - page 50
그 '실록소설'의 출발점이 된 《관부연락선》.

무엇보다 《관부연락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그래서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한국소설사의 어떤 공백을 채워준다. 전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난 한 세대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바로 전 시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1950년대를 이해하려면 해방 이전 1930년대에서 1940년대 상황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관부연락선》이다. '관부연락선'이라는 소재를 매개로 해서 식민지 역사 전체를 파악하고자 한다. - page 67
이렇게 몰랐던 작품을 알아갈 수 있기에 이 한국문학 수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김승옥, 황석영, 조세희, 이문구, 김원일 작가와 작품들에 대해 나와있었습니다.
이들의 작품은 읽어는 보았지만 소설이 우리 문학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잘 몰랐기에 이번에 이 작품들이 가진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다시 읽게 된다면 시험이 아닌, 시대와 소설과 작가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1970년대 《당신들의 천국》의 이청준 작가.
이 작품이 지닌 의미와 동시에 문학적 빈곤이란 씁쓸한 이면이 남아 아쉽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국가 주도적 근대화에서 발생하는 권력 문제를 다룬 한국소설이 희소하다. 《당신들의 천국》이 이청준의 작품 중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잘 쓰인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권력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포착한 이 작품이 작가의 역량이 원숙해졌을 때 쓰인 작품보다 더 많이 읽힌다. 권력 문제를 다루고 있는 한국문학 가운데 《당신들의 천국》을 넘어서는 작품이 아직 없다. 이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청준의 대단한 업적인 동시에 그 이후 작가들의 문학적 빈곤이라 할 만하다. - page 140
솔직히 '이문열' 작가라하면 저에겐 대단한 작가라 생각하는데...
그런 그가 한국소설의 중요한 결핍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바로 '리얼리즘'.

또다시 명성만으로 섣부른 판단은 옳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남성작가 편에서는 여성작가 편에서보다 보다 시대상을, 사회상을, 그리고 현대문학 조건에 대해 세밀하고 집중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저의 편견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 조금은 아쉬운 점이 남곤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필두로 해방 이전 시기의 문학을 가리켜 '한국근대문학'에 대한 강의도 언젠가는 책으로 엮어낸다고 하였습니다.
그 시대의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 현대문학보다 더 접할 기회가 없기에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