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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5 - 우리들의, 상그리아
아나이 지음, 주은주 외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월
평점 :
환락송 22층 다섯 여자들과의 첫 만남이 2020년 9월이었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
짧다면 짧은 시간...
어느덧 그녀들과의 마지막 만남만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마지막 이야기.
그녀들의 발걸음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잠시 아쉬움은 뒤로하고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환락송 5 : 우리들의, 상그리아』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127/pimg_7523781182818004.jpg)
이번 이야기에선 4권의 마지막에 살짝 비쳤던 '관쥐얼'의 사랑 이야기가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너무나 조용하게 있었기에 저 역시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서야 그녀의 진정한 매력을 보게 되어서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한 번 실패하고 나니 충격이 너무 커서 다시는 엄두도 못 냈어. 열심히 성실하게 공부만 했지. 그런데 지금 마음에 둔 사람은 순수하게 날 사랑해. 동료로 지내다가 만난 사이도 아니고, 나에 대해 좋은 소문을 듣고 접근한 사람도 아니고, 중매쟁이가 소개한 맞선남도 아니고, 내 직업이나 수입이나 집안 조건이 결혼 대상자로 적당해서 구애하는 사람이 아니란 뜻이야. 그래서 그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어." - page 73
진정 어린 사랑을 하고 싶다는 관쥐얼.
하지만 취샤오샤오는 그런 관쥐얼을 위해 그녀가 사랑하는 시에빈에 대해서 뒷조사(?)를 하기로 합니다.
혹시나...
취샤오샤오의 이런 거침없는 행동을 보고 앤디는 충고를 합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127/pimg_7523781182818003.jpg)
솔직히 취샤오샤오의 행동을 이해하기란...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친구를 위한다는 이 행동이 마지막 이야기에서까지 행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껄끄러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에빈을 조사하는 과정에 뜻밖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의 미심쩍은 행동은 의심을 사게 되는데...
과연 이 둘의 사랑은 끝까지 이어질지는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라 그런지 다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하나 둘 풀리게 됩니다.
유독 가정문제로 골치 아팠던 판성메이.
그녀에게도 조금씩 빛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지난 반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야. 알다시피 그 반년 동안 우리 집안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꽤 많았지. 다행히도 너희들이 있어서, 잉잉을 포함해서 너희들 모두가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정신적으로도 힘이 되어 줘서 내가 이겨낼 수 있었어. 모두 정말 고마워. 오늘 초대는 너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자리야. 앤디는 지금 건강상 외식을 자제해야 하고 샤오샤오는 오늘도 출장 갔다가 바로 여기로 올 만큼 바쁘고 피곤한데도 참석했어. 쥐얼은 늘 하던 야근을 미루고 바이촨은 그 많은 접대를 물리치고 여기로 왔지. 너희들 덕분에 체면이 살았어.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 - page 113
항상 자기 멋대로 행동하던 취샤오샤오.
그녀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유산 배분 문제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 위기까지 맞이하게 된 취샤오샤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자오치핑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대신 답을 드릴게요. 왜냐하면 취샤오샤오에게 두 가지 행동 패턴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명확하게 달라지죠. 누구에겐 잘하고 또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아요. 이런 점 때문에 그녀 스스로도 많은 어려움을 당하긴 해요. 그녀가 갖은 방법을 다 써서 사람을 대하는 걸 보면 걱정스러울 때도 있어요. 누군가를 악독하게 대하는 건 그 마음을 짐작할 수 있어서예요. 저한테 못되게 굴지 않는 이유는 제가 이용할 가치가 있어서일 수도 있어요. 언젠가 제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저한테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이런 사람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한 경우가 많은데 샤오샤오의 행동은 의심에서 비롯된 경우예요. 예를 들어 어머니께서 재산을 샤오샤오에게 물려준 다음에야 휴대폰 일을 알게 된 거잔하요. 어머니도 심리적으로 뭔가가 일어난 것 같은데, 맞으시죠."
...
취샤오샤오 어머니가 그녀를 힐끗 흘겨보았다.
"에고,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내가 일이 내 맘대로 안돼서 너한테 잘 못 가르친 것 같구나. 나한테는 잘하게 하고 네 아빠한테는 잔꾀만 굴리게 해서 나 대신 골리기나 하고 말이야. 이게 다 내가 널 제대로 못 가르쳐서 그래. 내 잘못이야." - page 345 ~ 346
이젠 취샤오샤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다섯 여자들 중 잉잉은 부모님들이 반대하던 결혼을 하게 되면서 환락송 22층에서 제일 먼저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미안... 큰 관심이 없었다는...)
그것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앤디와 바오이판 커플 이야기.
이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읽는 내내 제 가슴도 콩닥콩닥 거리게 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새로운 삶의 이유가 될 뿐만 아니라 당신 삶의 다른 영역을 살려내는 이유예요. 봐요, 나한테 당신의 인생이 이렇게 중요해요. 난 당신의 유일한 사람이에요."
"내가 샤오바오라고 불러도 돼요?"
"사람들이 내가 어렸을 때 다 바오샤오라고 불렀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 내가 샤오바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 page 423
이제 이 둘을 볼 수 없다니...
부디 지금처럼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이제 그녀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걸어갈 겁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127/pimg_7523781182818000.jpg)
서로 개성도 강한 이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건...
"그건 알 필요 없어요. 만약 이번 일이 내가 예상한대로 진행된다면, 당신이 이거 하나만은 알았으면 좋겠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어떤 이익만이 오가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오직 서로 견제하는 것만이 최선도 아니고요. 앞으로 갈 길이 머니까 천천히 배워가도록 해요." - page 515
서로 부족한 점은 채우고 넘치면 베풀 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칵테일은 '상그리아'였습니다.
와인에 그녀들만의 향을 섞어 만든, 다양하지만 결국 조화된 하나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함께 가슴 아프고 웃으며 행복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