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5 - 우리들의, 상그리아
아나이 지음, 주은주 외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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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락송 22층 다섯 여자들과의 첫 만남이 2020년  9월이었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

짧다면 짧은 시간...

어느덧 그녀들과의 마지막 만남만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이자 마지막 이야기.

그녀들의 발걸음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잠시 아쉬움은 뒤로하고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환락송 5 : 우리들의, 상그리아

 

 

이번 이야기에선 4권의 마지막에 살짝 비쳤던 '관쥐얼'의 사랑 이야기가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너무나 조용하게 있었기에 저 역시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서야 그녀의 진정한 매력을 보게 되어서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한 번 실패하고 나니 충격이 너무 커서 다시는 엄두도 못 냈어. 열심히 성실하게 공부만 했지. 그런데 지금 마음에 둔 사람은 순수하게 날 사랑해. 동료로 지내다가 만난 사이도 아니고, 나에 대해 좋은 소문을 듣고 접근한 사람도 아니고, 중매쟁이가 소개한 맞선남도 아니고, 내 직업이나 수입이나 집안 조건이 결혼 대상자로 적당해서 구애하는 사람이 아니란 뜻이야. 그래서 그 사람이랑 연애하고 싶어." - page 73

 

진정 어린 사랑을 하고 싶다는 관쥐얼.

하지만 취샤오샤오는 그런 관쥐얼을 위해 그녀가 사랑하는 시에빈에 대해서 뒷조사(?)를 하기로 합니다.

혹시나...

취샤오샤오의 이런 거침없는 행동을 보고 앤디는 충고를 합니다.

 

 

솔직히 취샤오샤오의 행동을 이해하기란...

제3자의 입장으로, 객관적으로, 친구를 위한다는 이 행동이  마지막 이야기에서까지 행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껄끄러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에빈을 조사하는 과정에 뜻밖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의 미심쩍은 행동은 의심을 사게 되는데...

과연 이 둘의 사랑은 끝까지 이어질지는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라 그런지 다들 각자가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 하나 둘 풀리게 됩니다.

유독 가정문제로 골치 아팠던 판성메이.

그녀에게도 조금씩 빛이 비치기 시작합니다.

 

"지난 반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야. 알다시피 그 반년 동안 우리 집안이 발칵 뒤집히는 일이 꽤 많았지. 다행히도 너희들이 있어서, 잉잉을 포함해서 너희들 모두가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 정신적으로도 힘이 되어 줘서 내가 이겨낼 수 있었어. 모두 정말 고마워. 오늘 초대는 너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자리야. 앤디는 지금 건강상 외식을 자제해야 하고 샤오샤오는 오늘도 출장 갔다가 바로 여기로 올 만큼 바쁘고 피곤한데도 참석했어. 쥐얼은 늘 하던 야근을 미루고 바이촨은 그 많은 접대를 물리치고 여기로 왔지. 너희들 덕분에 체면이 살았어.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어."  - page 113

 

항상 자기 멋대로 행동하던 취샤오샤오.

그녀에게 시련이 찾아옵니다.

유산 배분 문제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 위기까지 맞이하게 된 취샤오샤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자오치핑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대신 답을 드릴게요. 왜냐하면 취샤오샤오에게 두 가지 행동 패턴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나름의 기준에 따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명확하게 달라지죠. 누구에겐 잘하고 또 누구에게는 그렇지 않아요. 이런 점 때문에 그녀 스스로도 많은 어려움을 당하긴 해요. 그녀가 갖은 방법을 다 써서 사람을 대하는 걸 보면 걱정스러울 때도 있어요. 누군가를 악독하게 대하는 건 그 마음을 짐작할 수 있어서예요. 저한테 못되게 굴지 않는 이유는 제가 이용할 가치가 있어서일 수도 있어요. 언젠가 제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저한테 어떤 태도를 취할까요. 이런 사람은 환경적인 요인으로 발생한 경우가 많은데 샤오샤오의 행동은 의심에서 비롯된 경우예요. 예를 들어 어머니께서 재산을 샤오샤오에게 물려준 다음에야 휴대폰 일을 알게 된 거잔하요. 어머니도 심리적으로 뭔가가 일어난 것 같은데, 맞으시죠."

...

취샤오샤오 어머니가 그녀를 힐끗 흘겨보았다.

"에고,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내가 일이 내 맘대로 안돼서 너한테 잘 못 가르친 것 같구나. 나한테는 잘하게 하고 네 아빠한테는 잔꾀만 굴리게 해서 나 대신 골리기나 하고 말이야. 이게 다 내가 널 제대로 못 가르쳐서 그래. 내 잘못이야." - page 345 ~ 346

 

이젠 취샤오샤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다섯 여자들 중 잉잉은 부모님들이 반대하던 결혼을 하게 되면서 환락송 22층에서 제일 먼저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미안... 큰 관심이 없었다는...)

 

그것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앤디와 바오이판 커플 이야기.

이 둘의 알콩달콩한 모습은 읽는 내내 제 가슴도 콩닥콩닥 거리게 했습니다.

 

"나는 당신의 새로운 삶의 이유가 될 뿐만 아니라 당신 삶의 다른 영역을 살려내는 이유예요. 봐요, 나한테 당신의 인생이 이렇게 중요해요. 난 당신의 유일한 사람이에요."

"내가 샤오바오라고 불러도 돼요?"

"사람들이 내가 어렸을 때 다 바오샤오라고 불렀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스스로 내가 샤오바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 page 423

 

이제 이 둘을 볼 수 없다니...

부디 지금처럼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이제 그녀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걸어갈 겁니다.

 

서로 개성도 강한 이들이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건...

 

"그건 알 필요 없어요. 만약 이번 일이 내가 예상한대로 진행된다면, 당신이 이거 하나만은 알았으면 좋겠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꼭 어떤 이익만이 오가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오직 서로 견제하는 것만이 최선도 아니고요. 앞으로 갈 길이 머니까 천천히 배워가도록 해요." - page 515

 

서로 부족한 점은 채우고 넘치면 베풀 줄 알았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마지막을 장식한 칵테일은 '상그리아'였습니다.

와인에 그녀들만의 향을 섞어 만든, 다양하지만 결국 조화된 하나의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함께 가슴 아프고 웃으며 행복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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