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밸런타인데이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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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JTBC 금토 드라마 <허쉬>로 인해 이 작가분의 작품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에서 제 눈에 띈 것은 바로 이 소설.

 

겨울이 가면 자연의 섭리처럼 봄이 오듯..

지난 1년 우리를 코로나로 꼼짝 못하게 했다가 이제야 백신이 등장하면서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오듯..

조금은 냉랭해졌던 제 가슴에 따스함을 선사하고 싶었기에 이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막 같은 삶 속에서 홀연히 마주한 꽃잎처럼 향기롭고 투명한 사랑

 

다시, 밸런타인데이』 

 

 

소설 속 여주인공 '수연'.

그녀의 초등학교 6학년은 유명한 아이였습니다.

당시 인기를 끌던 아역배우를 닮아 유명했지만 그보다는 1등을 도맡아 하던 아이, 틈만 나면 책상에 앉아 책을 읽던 아이이기에 남자아이들은 수연에게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보려 애를 썼습니다.

 

그런 수연은 초등학교 졸업 후 인근 여자 중학교에 진학하지만 대전으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아버지가 전한 이 한 마디...

 

"지금처럼 우리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밥 먹을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해? 몇 년 후에 수연이가 대학 가면 이런 자리도 끝이야. 그다음엔 이런 자리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어." - page 12

 

화가 나면서도 속상했던 수연.

뜻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죽음에 아버지를 향해 쌓아왔던 원망이 자신에게로 돼 돌아오게 되고 아픔과 후회를 익기 위해 더 공부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대학 진학을 핑계로 대전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서울로 올라와야만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지난날.

한국대 입학과 함께 그녀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수연이 입학하게 된 한국대에선 마치 그녀와 인연이 있는 이들의 모임과도 같았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남자아이들, 성대와 대혁.

중학교 동창 정희.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원에서 알게 된 형우까지.

이들의 풋풋하고도 투명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사랑 앞에 주저하는 수연의 모습.

아니, '사랑'의 의미를 잘 몰랐기에 소극적이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에 대해 수연이 사촌 언니 세연에게 물었을 때 들려온 이야기는 저 역시도 '사랑'과 '정' 사이의 차이를 일러주곤 하였습니다.

 

 

자신에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다가온 형우에게 결국 이별을 고하던 수연의 모습은 청춘이기에 가능한 애잔한 슬픔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네가 어떤 감정으로 그 친구를 만나는지 모르겠지만 괜히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당장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감정을 억지로 끄집어낼 순 없으니까. 우선 네 감정을 더 깊이 들여다보도록 해. 아까도 말했지만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거든. 무엇을 선택하든 성급하게 선택하지 말고. 사랑을 사랑인 줄 모르고 지나쳐버린 후에야 사랑이란 사실을 깨닫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도 없으니까." - page 142

 

"너는 향한 내 감정이 사랑인지 잘 모르겠어. 아니, 사랑이 아닌 것 같아! 그런데 내가 너의 마음을 받기만 하는 게 옳은 일일까? 그건 너를 속이는 꼴밖에 안 되잖아. 네게 제대로 마음을 주지 못해 너를 외롭게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네 잘못은 없어. 모두 내 잘못이야. 그러니까...... 우리 그만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 - page 162

 

한편으론 수연이 부러웠습니다.

누군가가 오랫동안 한 사람을 사랑해 주었다는 점이...

그래서 오히려 저는 그녀에게 질투 아닌 질투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녀의 사랑은 그녀와도 닮은, 마음 표현에 서툰 누군가와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번 사랑은 이 이야기처럼 되었으면 하는 제 바램도 있었습니다. 


 

장작처럼 오랫동안, 잔잔히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을...

 

조금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아마도 뻔하기에 더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 속에 담긴 Book OST.

작가 자신이 만든 음악이었기에 소설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심리가 맞아떨어지면서 한 편의 청춘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에 더없이 소설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

그때의 설렘과 아련함이 또다시 심장에 두근거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런 봄날을 기다리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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