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조구만 스튜디오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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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룡 '브라키오 사우르스'.

이 책을 보자마자 아이는 자신이 읽고 싶다고 했습니다.


지금쯤 살아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이들과 만화로도 많이 만나봐서인지 이들과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아쉬운 마음 책으로 만나봅니다.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책을 펼치니 브라키오가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밤을 자주 새고, 생각이 많은 초식공룡, 브라키오.

초능력이 없어서 열심히 일을 하며 쓸데없는 짓도 하면서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내가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과거의 기록과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자신을 둘러싼 이들,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곳에서 작은 조각들을 모아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냈다고 합니다.


비로소 '지금의 나'를 알게 되었다는 브라키오.

그래서인지 웃기기도 하면서 가끔은 생각에 잠기게도 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브라키오는 한 가지 이야기가 마치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겨진 빈 공간.

그 속을 채우기 위해 저도 펜을 들고 끄적이게 되니 저만의 조각들도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브라키오처럼 온전히 '나'를 찾진 못하였지만 그 근처엔 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질문보다도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야기.

<가장 자신 있는 것>

딱히 잘하는 것도 자신 있는 것도 없는 저였는데...

 


저는 뭐든 중간은 할 자신이 있어요!


란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달팽이 달리>의 이야기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건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건지...

 


달팽이 달리를 보면서 패닉의 <달팽이> 노래를 잠시 감상하곤 하였습니다.


좁은 욕조 속에 몸을 뉘었을때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줬어
언젠가 먼 훗날에 저 넓고 거칠은
세상 끝 바다로 갈거라고
아무도 못봤지만 기억 속 어딘가
들리는 파도소리 따라서
나는 영원히 갈래 - 패닉의 <달팽이> 중에서


뭔가 굉장한 이야기를 전할 것 같았지만 살짝 반전이 있었던 이야기, <우주먼지>.

자신의 존재가 작고도 하찮게 여겨질 때...


내 몸은 하나의 우주다.

우리 모두 각각의 우주다.


내가 있기 위해서 거대한 별이 폭발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쩐지 온 우주와 내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 용기와 힘이 생긴다. - page 236 ~ 237


그러므로 당신은...

 


순간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리게 되었지만 브라키오가 전하고자 한 이야기의 의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약간 서글픈 날, 잠이 오지 않는 새벽, 특히나 감수성이 폭발하는 새벽 세 시에 읽기에 딱이었습니다.

내 감정도 들여다볼 수 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끝내는 따스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제가 다 읽고 난 뒤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었습니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지만 언젠간 아이에게 좋은 친구가 될 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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