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믿고 읽는 작가인 '정명섭' 작가.

이번 소설의 장소는 다름 아닌 남북이 만나는 '개성 공단'이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북한에서 우리와 합의 없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소를 폭파한 사건도 있어 서로가 긴장된 상태에서 맞이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곳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며 첫 장을 펼쳐봅니다.


남북이 만나는 개성 공단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 사건


제3도시

 


서울 역사박물관 앞에 있는 빌딩 12층에 자리 잡은 그의 사무소.

'뉴욕 탐정사무소'라는 보드 판이 그 자리를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창가에 서서 신문로를 내려다보던 그, '강민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손을 내밉니다.


"나 큰 외삼촌이다. 설마 얼굴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 page 9


종대 삼촌은 상의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테이블에 놓았습니다.

명함에는 원 실업 대표 원종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왔을까......


"사실 골치가 아픈 일이 생겨서 말이야."

"노조가 없는 회사에 말입니까?"

"원자재랑 재고가 자꾸 펑크가 나고 있어서 골치야. 네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CCTV를 다세요. 아니면 의심 가는 직원들을 해고하든지, 다른 곳에 배치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럴 수 없으니까 자넬 찾아왔지. 공장에는 CCTV를 달 수 없고, 직원들도 내 마음대로 자르거나 재배치할 수가 없어."

"그게 말이 됩니까?"

그의 반문에 원종대 사장이 테이블에 놓인 자신의 명함을 뒤집으면서 대답했다.

"이곳에서는 그게 가능해." - page 11 ~ 12


그의 사업이 자리 잡은 곳은 '한국 경제의 희망, 남북통일의 불꽃, 개성 공업단지 입주 업체', 즉 개성 공단에 있었습니다.

인건비가 싼 데다가 서울이랑 가까워 물류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사람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은 금지되어 있어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유독 자신의 공장만 불량률이 높게 나오는데 그 이유를 강민규가 알아봐 줬으면 해서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면 저도 딱히 해결 방안이 없을 거 같은데요."

심드렁한 강민규의 대꾸에 원종대 사장이 눈빛을 반짝거렸다.

"우리 회사 직원으로 채용할 테니까 개성 공단에 가서 범인을 좀 찾아 줘." - page 15


그렇게 그는 재고 관리 담당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의 등장이 탐탁지 않은 그들.

특히 유순태 법인장이 그에게 경고 아닌 경고를 합니다.


"의욕이 넘치는 건 좋은데 여긴 개성 공단이라는 걸 명심하게."

"월급 받고 일하는데, 놀 수야 없지요. 재고 장부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여긴 여기만의 방식이 있네. 괜히 문제 일으키지 마." - page 43 ~ 44


어느 정도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던 중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유순태 법인장의 뜻밖의 죽음.

하지만 이미 사건 현장은 사람들로 하여금 훼손이 되어 있는 상태였고 설상가상으로 강민규를 살인범으로 체포하게 되는데...

과연 이 사건의 범인이 강민규일까...?

소설은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나 북한이 아닌 제 3의 공간, 아니 제 3의 도시인 '개성'.

전 세계에 유일무이한 분단국가이기에 이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게 다가왔습니다.

 


사건을 파헤칠수록 살인 그 자체보단 파장을 감추는 데 급급한 이들의 모습.

 


그럼에도 사건의 진실을 향해가는 강민규의 모습을 보며 아직은 진실이 살아있음을 깨닫게 되곤 하였습니다.


"모든 가능성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그래도 남는 것이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더라도 진실이다." - page 236


이 소설을 읽으면서 잠시 ​영화 <공조>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했던 공조수사.

소설 속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약속한 9시가 되자 북한군이 쓰는 검은색 지프가 공장 앞에 멈췄다. 제복 차림의 오재민 소좌가 내리는 것을 본 강민규가 너스레를 떨었다.

"아침 드셨나. 동무."

"동무는 아무 때나 붙이는 거 아니야. 서로 믿고 의지할 때나 쓰는 말이지."

"우리 서로 믿기로 한 거 아니었나?"

"그러기에는 북남은 너무나 멀지.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질문이 있어. 제대로 대답하지 않으면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을 거야." - page 137 ~ 138


"어쨌든 죽어서는 안 될 곳에서 사람이 죽었고, 이렇게 정리하는 게 남아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거야."

"우린 처음부터 동지가 아니었군."

"그래서 내가 동지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 - page 216


가깝지만 너무나도 먼 우리의 모습.

그래서 더 안타까움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금 얼어붙은 남과 북.

언제쯤 우리에게도 꽃 피는 봄이 올지 기약 없는 희망을 걸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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