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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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방구석 미술관』을 읽은 독자라면 이번 2편 역시도 기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구석'에 찾아온 미술계 거장들의 이야기를 '인간미' 넘치게,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친근감'으로 한껏 수다를 떨 수 있었기에 지금도 가끔 전편을 꺼내읽곤 합니다.


이번엔 '한국'편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동안 고흐, 피카소, 모네 등 서양화가밖에 몰랐던 저에게 한국미술의 매력을,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우리 미술을 세계적인 경지로 이끈 예술가들을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였습니다.

또다시 '방구석'에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감칠맛 나는 조원재 작가 특유의 유쾌한 스토리텔링은 기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빠져읽게 될 거장들의 가슴 찡한 뒷이야기까지 모두 담은 책


방구석 미술관 2

 


첫 문을 열어주신 분은 바로 '소'하면 떠오르는 화가 '이중섭'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를 국민화가라 부르는 이유!

20세기 한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무엇보다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이 겪은 고난과 아픔을 그려냈기에 우리는 그의 그림을 마주할 때 뭔가의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오늘을 사는 우리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요? 그의 그림을 보는 겁니다. 그냥 힐끗 보고 지나치지 않습니다. 비참한 시절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내면의 희망을 한껏 길어 올려 선과 색으로 노래한 그의 '영혼의 실체'와 만나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시련을 조금 더 견뎌내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시선으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래요. 그것이 그가 바라던 것입니다. - page 46


아마도 이 이야기는 앞으로 나올 우리의 화가들을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를 일러준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성이기 이전에 사람이다'를 외쳤던 신여성 나혜석!

그녀는 절대 타협하거나 포기하지 않았기에 여성이기 이전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나아가는 모습이 멋졌지만...

하지만 세상의 시선은 소외시키는 칼날이 되어 구렁텅이 속으로 내몰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마지막은 쓸쓸히 사라지게 되지만 그녀가 남겨놓은 발자국은 뒤를 이을 이들의 지름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

"한국 최초로 세계적 예술가가 된 사람은?"

저 역시도 '백남준'을 떠올렸는데 그보다 먼저 작품을 인정받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월드 아티스트'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이응노'.

언제나 새로운 변신을 하고자 노력하는 그.

하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나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휩싸이게 되고 1977년 중앙정보부가 '백건우, 윤정희 납치 미수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어떠한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채 그를 간첩 화가로 낙인찍으면서 그의 작품을 국내에서 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누구보다 조국을 사랑한 그인데...

조국에 의해 버려진 예술가...


격동의 20세기 한국의 근현대사. 끝없이 변모하던 시대의 물결을 예민하게 감각하며 자신의 작품을 변신시킨 예술가. 자칫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민족의 예술정신을 현대에 살아 있게 하고자 삶의 모든 것을 던진 예술가. 86년의 생애 동안 수없이 작품의 외형을 변신시켰지만, 그 안에는 오직 인간에 대한 순수한 애정만을 채웠던 고암 이응노. 시대를 초월해 그의 작품에서 영원히 울려 퍼져 나갈 시는 이것이 아닐까.


모두, 함께, 어울려, 자유와 평화의 춤을. - page 139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천경자'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녀의 삶을 보면 스스로 '비극의 여주인공'을 자처하곤 합니다.

왜?


자신의 삶에 비애와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그림의 재료로 써야만 하는 화가. 천경자는 그런 예술가였던 것입니다. - page 313


그렇게 스스로를 고독하게 만들었던 그녀.

그래서인지 그녀의 그림 속 여인들의 눈이 참으로 애잔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20 ~ 21세기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10명의 화가.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한 작품들이 우리에게 전한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왜 모르고 지나쳤는지...


이젠 우리의 예술가들이 궁금하였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들.

보다 높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함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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