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인문학 - 도시를 둘러싼 역사 · 예술 · 미래의 풍경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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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도시 '서울'.

우리나라의 수도이자 심장부인 이곳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역사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조선 시대에 가장 먼저 지어진 궁궐 '경복궁'을 비롯하여 자주독립을 위해 세운 문 '독립문', K-POP으로도 유명세를 지닌 '강남' 등.

그래서 서울만 보더라도 우리의 역사 일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 전 세계 13개 국가, 21개 도시의 인문학 여행을 할 수 있는 책이 있었습니다.

과연 다른 도시는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을지 궁금하였습니다.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전 세계 13개 국가, 21개 도시의 인문학 여행"


도시 인문학

 


책 속에선 세 가지 주제로 인문학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역사

예술

미래

각 여행마다 도시 속 건축물이, 경관이, 그리고 그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되어 우리에게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그리고 앞으로 써나갈 미래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질서가 미궁처럼 얽힌 중국 후난성 웨양현의 '장구잉촌'이란 마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변형이 되었다고 하지만 굳건히 잘 살아가고 있는 이곳이 매력적인 것은 아무래도 자신의 특색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성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조절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이 마을에서 우리에게 전한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질서를 만들고 지성을 만든다. 그러나 그 지성과 과학은 때로 중심으로 들어가기만 할 뿐 나올 수 없는 미궁처럼 우리를 가두기도 한다. 영화 <라비린스>에서 무작정 미궁을 달려가다 지친 세라에게 작은 벌레가 나타나 충고한다. "이곳에서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다. 그러니까 뭐든 그저 당연하게 여기면 안 돼." - page 42


그리고 홍콩의 모습.

중국과 영국이 겹쳐져 있는 역사적 배경 속에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이곳.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직전의 불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담긴 영화 <궁경삼림>의 배경이 되었던 '충칭빌딩'의 모습이, 그들이 원하는 '진정한 민주화'를 위했던 시위의 모습과도 겹쳐지면서 복잡 미묘하게 남곤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만행을, 유대인들의 아픔을 새긴 독일 베를린의 '유대인박물관'.

사선으로 그어진 선들이 손톱에 할퀴어진 상처처럼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이 또다시 울부짖음처럼 들려오는 것 같아 가슴 아팠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혼란스럽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서남북의 방향성이 여기에는 없다. 그리고 빛도 없다. 육체의 혼란과 정신의 혼란을 겪으며 들어가면 24미터 높이의 높고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거나 납작한 철로 만들어진 가면이 깔린 길을 걸어가게 된다.

이 가면들은 사람이 밟으면 비명과도 같은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 소음을 들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난감하게 만드는 유대인박물관은 생각 없이 남을 고려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배려하지 않았던, 과거에 인류가 저질렀던 죄악에 대한 강력한 건축적인 기록인 것이다. - page 109


1882년 초석을 놓은 후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이며 완성하려면 앞으로도 100년은 족히 걸릴 어마어마한 건축물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 가족성당'.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항상 열려 있으며 힘써 읽기에 적절한 위대한 책은 자연이다"

라며 자연을 닮은 건축을 이어갔던 그.

 


그의 정신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교회가 세워지는 중요한 이유는 신의 집과 기도와 명상의 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인간을 종교적 감정의 표현과 연결시킬 수 있는 모체가 된 이 예술 작품은 자신과 주위의 상황 속에서 적합한 장소를 발견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교회는 종교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넓게 열려진 공간이 될 것입니다." - page 248


마지막엔 인간이 계속해서 위로 오르려 하는, 인간의 오만과 불굴의 의지, 도전 정신의 상징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건물인 아랍에미리트연방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가 소개되면서 우리의 '제2롯데월드'가 나와있었습니다.

 


우리의 서울의 모습이 점점 고층 건물들이 솟아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초고층 건물을 수직으로 선 '도시'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효율과 더불어 거주하는 인간에 대한 다각적이고 섬세한 배려가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단순히 바깥에서 보는 높이와 시스템의 진화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 고민하고 찾아내는 것이 100여 년 동안 성장해온 초고층 건물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 page 303


우리가 살아가는 곳.

우리의 역사와 삶이 집약된 이 도시엔 지금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들이 써 내려가고 있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찾아 읽어보는 재미를 느끼며 잠시나마 일탈을 꿈꾸어보는 것은 어떨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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