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트 오브 유
홀리 밀러 지음, 이성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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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었을 땐 어김없이 '로맨틱'한 소설이나 영화를 찾아보곤 합니다.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 가슴 설렘을 느끼면서...


이번에 읽게 된 소설의 소개 문구에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새 시대의 『미 비포 유』가 될 가슴 아프면서도 독창적인, 그저 사랑에 대해 완벽한 책
『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여운과 〈이프 온리〉의 감동을 모두 가져다줄
우아하고 가슴 저린 로맨틱 페이지터너


벌써부터 가슴이 아려오는 건 기분 탓인지...

한 남자의 일생일대의 로맨스.


더 사이트 오브 유

 


일곱 살 때부터였습니다.

사촌 루크가 여느 때처럼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에 가는데 어디선가 검은 개 한 마리가 나타나 루크를 공격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아침밥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엄마에게 꿈 이야기를 하면서 루크의 집에 전화해달라고 했지만 엄마는 내 부탁을 거절하며 그냥 나쁜 꿈을 꾼 것이니 안심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루크는 학교에 오지 않았고, 자신의 꿈처럼 검은 캐가 그를 덮쳐 살아 있는 게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우연이었을까...?


"하지만 난 알고 있었어요, 엄마." 나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껴 울었다. "막을 수도 있었다고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엄마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하지만 우연일 뿐이야. 그렇게 생각해." - page 29


그렇습니다.

조엘은 어릴 때부터 예지몽을 꿉니다.

대상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고 정확히 몇 년 몇 월 며칠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좋은 꿈도 있고, 나쁜 꿈도 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꿈도 있지만 사고, 병, 고통 같은 불행한 사건을 암시하는 꿈을 꾸었을 때 너무나 두려워 늘 긴장과 초조함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의 평범한 생활이 부럽기만 합니다.

자신은 잠에 대한 걱정과 수면부족으로 늘 초조하고, 집중할 수 없고, 너덜너덜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나름 느슨한 규칙을 세워서 지키려고 합니다.

매일 운동하기

과음하지 않기

연애하지 않기


특히 그에겐 트라우마처럼 평생 후회로 남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자신의 엄마의 죽음.

그날 엄마의 표정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


모든 감정을 차단한 것 같은 얼굴로 불편하게 서 있던 아버지, 이미 훌쩍이기 시작한 탐신, 거의 숨도 쉬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던 더그를 놔두고 엄마는 나만 쳐다봤다. 내가 알고 있었다는 걸 엄마도 알아버린 것이다. 왜? 엄마의 눈빛이 원망하고 있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엄마에게 인생을 정리할 시간을 미처 주지 못한 것이 내게는 평생 후회로 남았다. - page 68


더 이상 상처받기 싫어서 누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주지 않으려는 그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여자가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사랑스러운 여자인데 같이 있으면 자신을 웃게 만드는 여자 '캘리'.

하지만 예지몽 때문에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다가가게 되는 사랑이란 감정.

 


정말 조엘의 억누르며 외치는 이 이야기가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조엘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내 곁에 있으면 당신에게 미래는 없어요. 가능성도 없고요. 당신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요. 하지만 그 꿈을 안고 사는 한 당신은 행복해질 수 없어요. 당신도 알잖아요." - page 365


사랑하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는 조엘...

만약 무슨 일이든 좋다고 말하고 거절하는 법이 없는 핀의 사고방식을 조엘이 가졌었다면...

 


짊어지고 있던 죄책감의 무게가 가벼워지지 않았을까...

보다 행복해지지 않았을까...

충분히 사랑할 수 있었을 텐데...


소설은 '사랑'에 대한 의미를 일러주었습니다.


조엘을 향한 내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가 짊어진 짐을 함께 나눠지고 가슴속 말을 털어놓으라고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사랑에는 늘 쉬운 선택과 간단한 해결책만 존재하는 게 아니니까. 사랑에는 언제나 힘겨운 노동과 어려운 결정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희생하고 싶지 않더라도 감수해야 할 때가 있다. 손에 쥘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쉽게 손에 쥐어지지 않는다. - page 293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주체 없이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사랑하는데...

그래서 놓아줄 수밖에 없음에...

그저 멀리서 행복하길 바라는 그 마음에...


그리고 소설은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끝을 안다면 사랑을 그만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안다고 해도 사랑해야 하는지...

그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할리우드 영화화 확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영상으로 만나게 될 땐 어떤 감정으로 남을지 기대를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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