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4 - 오로라, 블러드 메리
아나이 지음, 박영란.주은주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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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는 환락송 22층에 모여 사는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가 내 가슴을 설레게 할지 기대하며 읽어봅니다.


환락송 4 : 오로라, 블러드 메리

 


이번 이야기는 그리 낭만적이지 않았습니다.

보다 현실적으로 직면하게 된 문제들을 그리면서 상처로 얼룩지게 되지만 이로 인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그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오히려 인상적이었습니다.


임신을 했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려고 했던 앤디.

사실 그녀는 자신의 엄마를 떠난 웨이궈창처럼 자신의 정신병으로 그가 도망갈 것이라는 불안함에 진심이 아니지만 그에게 이별을 고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떠나는 바오이판이 아님을 알기에...


"난 못하겠어요. 당신을 다치게 할 게 뻔하다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어떻게 나한테 당신을 떠나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 이렇게 내 마음에 있는데.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봐요. 당신도 떠날 수 있어요? 당신이 나보다 더 게임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애초에 내가 그렇게 뻔뻔하게 당신을 만나면 안됐어요. 그렇다고 당신을 원망하진 않을게요. 그러니까 당신도 어떠한 태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 날 떠나지 말아줘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있는 거잖아요. 그거 말고 다른 이유는 없어요. 다시는 날 떠난다는 말하지 마요. 어서요, 대답해 줘요." - page 31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누군가가 아껴주길 바라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이마저도 못 누렸던 앤디가 어찌나 불쌍한지...

읽으면서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당신 왜 일어났어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려고요."

"걱정하지 마요. 그냥 뭐 좀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빠가 된다는 거, 은근 압박감이 있네요."

"나도 그래요, 압박감이 엄청 심하죠. 바오이판, 난 절대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제대로 생각한 거죠?"

"난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신 하나로는 부족하니까."

"한번 해보죠 뭐!"

사실 이게 도박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인가? 가식적인 빈말은 이제 필요 없다.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책임'이라는 두 글자만 있을 뿐이다. - page 33


취샤오샤오는 자오치핑과 다시 만나게 되지만 둘이 같이 있는 게 조금씩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어려서부터 누구 비위를 맞춰준 적이 없었던 그녀인데 그 사람의 표정을 살피게 되고 비위를 맞춰주고 싶고 자신만 바라봐 주길 바라지만...

자오치핑 스스로가 자신을 학대하는 모습을 바라보게 된 취샤오샤오는 그와의 이별을 결심하게 되고...


매번 집안 문제로 마음 편할 일 없었던 판성메이.

그녀만을 바라보는 왕바이촨을 사랑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판성메이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고 그의 능력의 한계를 바라보면서 그녀 역시도 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지 주저하게 됩니다.

이때!

우연히 알게 된 CEO 천자캉이 판성메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게 되고 그녀는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판성메이가 이 말을 했을 때 더 의미심장하게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야기의 후반에서 ​바오이판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또다시 큰 폭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하는데...

불쌍한 바오이판...

골리앗에 맞서고자 하는 다윗의 모습이 아마 이 모습이 아닐까...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환락송 22층 여자들의 이야기.

그 와중에 다른 이들에 묻혀서 매력이 감춰졌던 관쥐얼에게도 사랑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또다시 사랑에 심쿵하게 만드는데...


이제 마지막 한 권만 남은 상황에서 과연 이 다섯 여자들은 유쾌하게 웃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여기가 끝이에요. 이제 같이 이 문으로 나가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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