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힐링 음식 중의 하나인 '빵'.

남들이 말하는 '빵덕후'까지는 아니지만 맛있는 빵집이 있으면 언젠간 찾아가 빵을 사 먹고, 기분이 울적할 때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도 어김없이 '빵'을 사서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유독 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빵'을 통해 책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 책.

벌써부터 따스한 빵 냄새가 솔솔 나는 듯해 입가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앞으로도

여전히, 그리고 온전히 너의 것이야"


다정한 매일매일

 

책은 총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권하고픈 온도>에서 시작하여 <하나씩 구워낸 문장들>, <온기가 남은 오븐 곁에 둘러앉아>, <빈집처럼 쓸쓸하지만 마시멜로처럼 달콤한>, 그리고 <갓 구운 호밀빵 샌드위치를 들고 숲으로>를 끝으로 '한 덩이의 빵'이 만들어져 우리에게 '위로의 맛'으로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상처는 스스로 빛을 낸다>에서는 앤 카슨의 『남편의 아름다움』이란 작품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의 화자인 아내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남자와 사랑에 빠져 어머니의 반대에도 결혼을 하지만 남편이 어느 날 정부가 생겼다고 고백한 뒤 그녀 곁을 떠나게 됩니다.

파국으로 끝나는 사랑을 그린 이 작품.

작가의 시적인 문장들을 살펴보면 마치 '마카롱'과도 닮았다고 하였습니다.



어지러움만 남기고 입속에서 녹아 사라지는 지독한 달콤함처럼, 어떤 아름다움은 고통만을 남기는데도 어째서 결코 포기될 수 없는 걸까.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비밀스러운 영역이 예술의 영역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한다. - page 76 ~ 77


한 입에 쏙 들어가 달콤함을 남기고 사라는 마카롱이 참으로 야속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이렇게 문학 작품과 빵의 조화는 작품의 또 다른 맛을 선사하고 있어 기회가 된다면 저자가 이야기한 작품들을 찾아 그 맛을 음미하고 싶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사람들은 쉽게 타인의 인생을 실패나 성공으로 요약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좋은 문학 작품은 언제나, 어떤 인생에 대해서도 실패나 성공으로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세상은 불확실한 일들로 가득하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당신과 나는 반드시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고 고독과 외로움 앞에 수없이 굴복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괜찮다, 그렇더라도. 당신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채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만 한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요청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뿐이다. - page 221 ~ 222


괜찮다는 말 한 마디...

이보다 더 다정한 위로가 있을까...


앞서 저자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고양이가 앉았던 자리만큼의 온기가 되어주었으면. 이상하고 슬픈 일 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더라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안녕을 빌어줄 힘만큼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이므로. 그런 마음으로 당신에게 이 책을 건넨다. - page 6


읽고 나니 다정하고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었었습니다.


어느덧 올해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유독 올해는 여느 해와는 달리 사회적 거리 두기로 서로 간 마음에도 거리가 생기지 않았는지 되돌아봅니다.

따스한 빵과 차 한 잔.

그리고 이 책과 함께 지인에게 따스한 안부를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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