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 미술품을 치료하는 보존과학의 세계
김은진 지음 / 생각의힘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냉정과 열정 사이』. 

유화 복원사인 '쥰세이'의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세한 균열, 바래진 색, 그곳을 감쪽같이 복원하는 그의 모습은 예술가이자 과학자였습니다.


그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책이었습니다.


미술품 보존에는 과학이 숨어 있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과학자의 손길로

 


그동안은 명화에만 관심을 가졌었습니다.

누구의 작품이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궁금했었지 막상 이 작품을 오늘날까지 볼 수 있게 해 준 이들의 수고는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누구보다 미술 작품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매우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들...

그들로 하여금 명화가 더 의미 있었음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명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미술복원에 대해서 알게 되면 우리가 오늘 눈앞에서 보고 있는 예술 작품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미술 작품을 어떻게 다루어야 앞으로 천 년을 보존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할 수도 있다. 즉 미술 작품이 겉으로 보여 주는 이야기와 속으로 품고 있는 이야기가 더해져 더 풍부한 미술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 page 6


우선 '보존'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테세우스의 배라고 인식하게 하는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나무판자 몇 개를 바꾸면 테세우스의 배가 아닌가?

사물이 변화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새롭게 복원한 숭례문은 언제의 숭례문인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모나리자는 정녕 다빈치가 500년 전에 그렸던 그림과 똑같을까? - page 14


사물이 변화하는 현상과 그 변화 속에서도 지속하는 본질에 대한 질문.

참으로 어렵기만 하였습니다.

그래서 미술품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현재와 미래 세대가 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미술품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와 행위를 보존이라고 하며, 각 미술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물리적 특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 page 15


보존 처리를 할 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철저한 기록'이라고 하였습니다.


보존 처리가 끝나고 나면 작품의 상태가 손상 이전처럼 감쪽같이 되돌아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희망 사항일 뿐이다. 아무리 솜씨가 좋은 보존가라도 찢어진 종이나 캔버스를 손상 전의 상태로 완벽하게 되돌릴 수는 없다. 단지 마술처럼 그렇게 보이도록 할 뿐이다. 보존 처리 전후를 기록으로 세심하게 남기고,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작품의 상태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누가 어떤 재료로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기록하고 자료로 남기는 일은 시간이 지나 혹여 다시 복원 처리를 하게 될 때 큰 도움이 된다. - page 23 ~ 24


그렇게 미술품 복원의 역사에서부터 복원에서 과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해 미술관은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등 다양한 작품들과 예술가들의 에피소드를 토대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보다 풍부한 미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바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처음의 것을 영원히 지켜 간다는 것은 낭만적이지만 너무나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작품의 '시간'을 창작의 그 순간으로 되돌리는 이들, 보존가와 보존과학자들.

그들이 만들어낸 작품을 바라보며 보다 풍성해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