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 진실보다 강한 탈진실의 힘
제임스 볼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뉴스를 보면 참...

정치인들의 언행은 초등학생 수준만도 못하고 헐뜯기에, 그리고 '~카더라' 소식으로 비난하기가 일쑤.

이게 진정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표들인지 우리의 소중한 한 표가 부끄러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JTBC 뉴스룸>에서 '팩트체크'란 코너가 있었습니다.

앵커와 기자가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국내 핫이슈부터 사회, 경제, 법,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넘쳐나는 정보 속 간명한 팩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도 무수히 쏟아지고 있는 정보들 속에 과연 진실은 어느 정도 있을지...


당신이 오늘 보고 들은 것은 진실입니까?


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흔히 '진실' 아니면 '거짓'이라 여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린스턴대학교의 철학 교수 해리 프랭크퍼트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이를테면 같은 게임에서 맞서 싸운다고 해보자. 각자는 어떤 사실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대로 반응한다. 물론 한쪽은 진실의 권위에 따라 반응하고, 다른 쪽은 그 권위를 거부하고 권위의 요구에 응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개소리꾼은 이런 요구 자체를 완전히 무시한다. 그는 거짓말쟁이와 달리 진실의 권위를 거부하지도, 이에 맞서지도 않는다. 전혀 신경 쓰지 않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진실의 더 큰 적은 거짓말보다 개소리다. - page 28 ~ 29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유리한 발언을 할 뿐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는 개의치 않는 일명 '개소리꾼'의 당당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해로운 개소리에 대해 알아야겠습니다.


개소리는 영악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분노할 만한 타이밍에, 모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이벤트가 다가올 때 등장을 하고는 사람들의 감정을 파고들어 잘못된 선택을 하게끔 하거나 나아가 한 나라가 휘청거릴 만큼의 파괴력마저 지니고 있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속도는 급격하였고 개소리꾼들은 등장을 하고...

그들을 막지 못하는 것일까?


진실하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악의를 제거하지 못한다. 게다가 그냥 농담이었다는 변명은 정치판에서처럼 미디어에서도 어느 정도는 통한다. 이아노폴로스는, 어디서 한자리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상습적 개소리만으로 다수에게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 표본이다. 단 한 번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으로는 그런 악영향을 없애기 어렵다. - page 106


무엇보다 '우리'의 태도도 문제였습니다.

소셜 미디어에 있는 기사를 읽어보지도 않고, 심지어 링크된 기사를 열어보지도 않고 공유하는 버릇.

그리고 음모론에 쉽게 빠지는 우리의 믿음.

 


그래서 정치 전문 미디어 《폴리티코》의 칼럼니스트 잭 샤퍼는 음모론에 대해 이렇게 지적하였습니다.


"그 어떤 조치를 취한들 가짜뉴스는 끈질기게 나올 것이다.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우려고 돈을 허비하고, 도박을 즐기며, 이메일 금융 사기에 넘어간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닌데도 그런다. 인간의 뇌 깊숙한 곳에는 사기에 굶주린 부위가 존재한다." - page 171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자신의 '필터 버블(정보의 홍수 속 편견에 갇히는 현상)'을 깨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실제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면 서로의 간극이 좁아지면서 보다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조언이 의미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우리는 시스템 1 상태로 검색을 할 때, 내 세계관을 재확인해주는 터무니없거나 감정적인 정보를 쉽게 클릭하고 공유한다. 바로 이런 습관 때문에 보통은 개소리인 자료들이 인터넷에서 활개를 친다. 이제 이런 자료를 공유하고 싶지 않다면, 5초에서 10초라도 잠시 생각하는 시간, 즉 시스템 2를 가동하는 시간을 갖자. 그러면 허튼소리를 공유할 확률이 훨씬 죽어든다. 그 몇 초 사이에 우리는 재빨리 여러 가지 판단을 내리게 된다. 주요 뉴스 매체인지, 이름 있는 정치인인지, 익명의 계정은 아닌지 등 정보의 출처를 따져보고, 입증 가능한 주장인지 살펴보자. 어떤 자료를 공유하기 전이라면 믿을 만한 자료인지, 관계자가 실제로 그렇게 말했는지를 확인해보자. 뭔가 의문이 들면 쉽고 빠른 인터넷 검색으로 진위를 확인해볼 수 있다. 단 몇 초라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개소리를 공유할 확률이 훨씬 낮아진다. - page 356 ~ 357 

그리고 저자가 전한 마지막 당부.


 


책을 읽고 나서 나 역시도 '개소리의 주범'이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냥 한 손가락으로 다른 사람의 개소리를 비난하고 있을 때 나머지 손가락은 지그시 나를 가리켰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인터넷 속엔 엄청난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기사의 제목만 읽었다면 이제라도 자료들을 읽고 의심이 된다면 검색을 하면서 제대로 된 판단을, 정확한 팩트를 가지고 세상을, 내 일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