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잘못이 없다 - 어느 술고래 작가의 술(酒)기로운 금주 생활
마치다 고 지음, 이은정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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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의 낙이라고 해야 할까...

하루의 일과를 마친 뒤 냉장고 문을 열어 차게 둔 캔맥주를 마시는 것입니다.

만취까지는 아니고 기분에 따라 한두 캔 정도 마시면 기분도 살짝 업이 되는 느낌!


그래서 저는 맥주를 좋아합니다.

아니, 이미 사랑에 빠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술을 못 마시게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씁쓸해지는 건 왜일까요...


여기 어느 술고래 작가분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술기롭게 금주 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갑자기 왜 술과의 인연을 끊기로 했는지 그 이야기가 궁금하였습니다.


더는 핑계 대지 말자

언제나 마시고 취하는 사람이 문제다!


술은 잘못이 없다

 


나 역시 술은 하늘이 보낸 선물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덤으로 따라오는 행운일 뿐 일, 가족, 미래의 꿈과 희망 같은 것이 술 따위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일단 맥주 한 잔 줘요,라고 주문부터 하고 생각한다. - page 10


그는 만천하가 공인한 건 아니지만 술꾼에 애주가였습니다.

누군가 "아아, 저 사람은 술꾼에 애주가니까."라고 하면 그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마시고, 권하면 반드시 마시고 권하지 않더라도 자작해서 마시고...

그렇게 30년에 걸쳐서 살아왔던 그.


2014년 12월 말.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해 마지않아 계속 마셔온 술을 끊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당최 왜 술을 끊으려고 생각했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 자신에게 "왜 술을 끊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일단 "미쳤기 때문에."라고밖에 대답할 수 없지만 그 상태로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그.

결국 이렇게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있다 → 술을 끊으려고 생각한다 → 술 끊기를 시작한다 → 술을 완전히 끊은 상태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조금 횡설수설한 느낌이 들곤 하였습니다.

처음 술을 끊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금주 현상처럼 불안 초조한 느낌이 들었었고 글이 그리 매끄럽게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된 것은

그 결심이 대단하기에!

진정한 술꾼이 전한 진정성에!

나중엔 그에게 응원의 박수를 건네게 되었습니다.


술을 마시는 이유라...

누군가 제게 묻는다면 술을 마시면 잠시나마 현실을 도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찰나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맞을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 속에선 이렇게 표현되었습니다.

<음주란 인생의 부채다>

 


술을 마시면서 잠시나마의 즐거움이 끝나면 부채로 남는다는...

참으로 잔인한 이야기였습니다.


금주란 참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 어디든 유혹의 손길이 있기에 정말 독하지 않다면 가능하지 않을 듯 한데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인격 개조'


사람은 일단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자기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한 일을 정확히 판단하면 그 인식은, 보통의 평범한 인간이라고 바뀐다. 이것은 이미 훌륭한 인식 개조지만 고통스러운 선택이라고 한 것은 좋은 사람 → 보통의 평범한 인간으로 등급이 내려가기 때문으로, 어렵다면 어렵다.

자기인식은 한결같이 애매한 데다가 항상 높게 설정되어있다. 그것도 꽤나 높게. 그러므로 측정을 하면 늘 하향 수정된다. 가혹하다. 그러나 인격 개조의 고통에 비하면 아주 보잘것 없는 고통으로 인격 개조가 도끼로 손발을, 머리를 절단당하는 정도의 고통을 동반한다면 인식 개조는 기껏 해 봤자 가려움 정도를 동반한다. 이렇게 해서 술을 끊을 수 있다면 이보다 누워서 떡먹기가 있겠는가. - page 127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통, 편범'이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인생은 즐겁지 않은 것. - page 170


이렇게 인식하면 굳이 즐거움을 찾기 위한 핑계로, 행복을 찾겠다는 핑계로 술을 찾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음......

굳이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남지만 그는 그렇게 다짐하고 실천하면서 술기로운 금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금주생활을 통해 그는 몇 가지 이득이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① 다이어트

② 수면의 질 향상

③ 경제적 이익


무엇보다 뇌가 좋아지는 느낌까지!


그는 금주로 인한 이득과 손실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리곤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술을 마시는 것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였지만 그래도 술을 마시지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였습니다.

만약 저자가 저에게

"당신은 술을 끊겠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선뜻 "네!"라곤 대답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절제된 음주를 하겠다고, 맥주 한 캔을 꺼내며 대답하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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