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김영미 지음 / 치읓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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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었습니다.

"마흔이면 어느 정도 가정이나 사회에서 안정적일꺼야!"


이제 서른 후반을 달리고 있는 저에겐 와 닿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아등바등거리며 살아가고 있는데...

마흔이 된다면 뭐가 달라질까...


그래서 조금은 두렵기도 합니다.

마흔이 되면...

이젠 '아줌마'가 더 익숙해지고...

'학부모'가 되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내 품을 떠날 준비를 할테고...

싱숭생숭하기만 이때!

책 한 권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곤 저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제 남은 인생,

뭐 하고 놀지 고민하라!


마흔 넘은 여자는 무슨 재미로 살까?

 


<프롤로그>부터 공감이 똭!


애 보기, 요리, 빨래, 청소, 공과비 내기, 학원비 결제, 장보기, 손님 접대, 명절 준비, 학부모 활동 등등 나열하자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를 일들이 고작 솥뚜껑 운전으로 험하되다니...!

그리고, 그런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는 슈퍼우먼, 아줌마.

이렇게 가족을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지만, 자신이 '아줌마'라고 불리는 걸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 간혹 화를 내기도 한다.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어디 봐서 아줌마야!"하고. - page 6


집에서 아무리 아등바등 해도 알아주는 사람 하나 없고...

오히려 '맘충'이라며 비난을 하며 상처주는, 생각만으로도 너무나 짜증나고 싫었습니다.

아줌마이기 전에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딸이었고 아내이고 엄마임에 한 '여자'로서 대접받고 싶은 게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희망이라니 서글프기만 합니다.


저자의 이야기는 곧 저와도 닮아있었고 여자라면 한 번쯤 겪었을 이야기였기에 공감하며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을 땐 몰랐는데 책을 덮고나서 가슴 한 켠이 아려왔습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그래서 혼자서 앓지말고 자신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힘을 내 보자는 메시지가 더없이 와 닿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잠시 멈칫하였었습니다.

요즘들어 느끼는 제 감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공허함...

 


'내'가 아닌 '아내'로, '엄마'로 남겨진 모습이...

미운 오리 새끼같다는 말이 눈물이 차올라 거울로 한참을 바로보면서 닦아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나만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에 위로를 받았다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것일까...


저자의 이야기 중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내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다만 나의 책임일 뿐이다."


조 비테일, 이하레아카라 휴 렌의 저서인 『호로포노포노의 비밀』의 한 구절이 저에게도 그동안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내 인생, 내 사랑, 내 아이들.

이것은 나의 책임일 뿐이라는 것을.

저자는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고 되뇌었습니다.


"그래. 내가 책임져야 할 일들이고, 인생이고, 사랑이고, 가족이고, 아이들이다. 35km의 마의 장벽을 이기고 42.195km의 마라톤 코스를 4시간 20분에 완주한 포기리스(포기less)의 아이콘 '영미' 아니던가! 남편의 그녀를 찾아가 미친 것처럼 소리소리 지르든,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문을 외우든, 뭐든 해 보자. '돈 때문에 사는 거다.', '자존심도 없냐?', '나 같으면 못 산다.', '등신 아니고서야 저러고 안 살지.' 그렇게 수군대도 그건 그네들의 짧은 소견일 뿐, 절대 내 바람이 아니야. 나는 소중한 가정을 지킬 거야. 절대 사랑하는 딸들에게 나와 같은 아픔을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 page 53 ~ 54


이 외침이 결국 기쁨과 희망의 눈물로 변하는 모습에서 저도 더 이상은 '내 탓'이라 비난하지 않을 것임을, 그저 내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낼 것임을 다짐 또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책을 읽고나서 보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또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진정 그녀는 좋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진정 어린 글들을 통해서 위로받은 이가 있으니 말입니다.


책을 덮고 잠시 이효리(린다G)의 노래를 들으며 스스로에게도 외쳐봅니다.


I want to talk about her
Linda Linda good girl yeah
아직은 조금만 더 Linda 지치지 마 Yeah - 이효리(린다G)의 <LINDA>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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