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아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팩토리나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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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떠들고 맛있게 먹고

맛있게 사랑하는

지금의 우리를 위하여!"


이미 중국에서는 드라마로 엄청난 사랑을 받은 작품.

그래서 더 궁금하였습니다.

일간 15억 뷰 신화를 기록한 이 소설이 어떤 매력을 지닌 것인지...


서로 다른 직업과 개성을 가진 다섯 여성들의 고민을 담은 '중국판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 <환락송>의 원작 소설.


환락송 1 : 늦은 밤, 피나 콜라다

 


언뜻 보아도 두께감이 있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환락송』시리즈가 5권이라는 사실!

그 스케일 한 번 장대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을 이끌어갈 등장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이 다섯 여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공간.

바로 '환락송 아파트' 22층.

그곳으로의 초대가 시작되었습니다.


2201호에 사는 '앤디'.

단발에 큰 눈, 작은 입, 오뚝한 콧날.

누가 봐다 당당해 보이는 외모였지만 살짝 미소 지을 땐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니고 있는, 아니 아름다운 그녀는 뉴욕에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중국에 오게 된 이유.


"이게 내 고향에서 1993년에 태어난 모든 남자아이의 명단이라는거야?"

"정확히 말하면 시 공안국에 등록되어 있는, 1993년에 출생신고를 한 모든 남자아이의 명단이지."

"그...그러니까..., 이 중에 내 남동생이 있을 거다?" - page 7 ~ 8


남동생을 낳고 세상을 떠나게 된 엄마.

어린 앤디가 깨어났을 땐 이미 보육원이었습니다.

고아였던 그녀에게 몇 안 되는 기억 속 남동생의 존재.

"귀국할게!"

그렇게해서 그녀는 2201호에 들어오게 됩니다.

2201호와 2203로보다 먼저 살고 있던 2202호 판성메이와 두 룸메이트인 추잉잉과 관쥐얼.

그녀들은 모두 금융가에서 일을 합니다.

연봉도 나이도 비슷한 이들.

퇴근 시간을 맞출 수 있으면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들의 모습은 보통 젊은 여자들이 겪는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른 이들보단 더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모습 좀 봐. 학교 다닐 때보다 더 가난하지 뭐야. 한 달 월급 5,000위안 중에 월세와 기본적인 생활비, 교통비를 빼고 교육비(중국에 정식 채용 전 교육을 실시하고 정식 채용 후 매달 월급에서 교육비를 공제하는 회사들이 있음)를 내고 나면 월급이 마이너스야. 아빠가 매달 돈을 부쳐주지 않으면 퇴근 후에 집 밖에 나갈 엄두도 못 낼 거야. 학교 다닐 때는 다냥만두쯤 사먹는 건 일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돈이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

"누가 아니래. 나는 옷도 마음껏 못 사잖아. 아이쇼핑으로 만족해야 해. 그렇다고 돈도 벌면서 부모님한테 손 벌리기도 미안하고..." - page 16

그리고 마지막으로 2203호에 사는 ​취샤오샤오.

걱정없이 재벌 상속녀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SOS가 옵니다.


"네 아빠랑 살면서, 게다가 늙어버린 후로는 나한테 힘이라는 게 있었니? 네 아빠를 내가 어떻게 이겨? 우리가 엄청난 부자는 아니지만 나름 큰 사업을 하고 있잖아. 내 알량한 머리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그러니까 샤오샤오, 어서 돌아와. 안 그러면 전 재산이 그집으로 다 넘어가게 생겼어." - page 11


전처에게서 낳은 두 아들에게 재산이 넘어가게 생긴 상황에 취샤오샤오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는 아버지 계열 회사가 아닌 직접 회사 경영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이렇게 다섯 여자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그녀들은 고민도 여러가지였습니다.


일에서는 완벽함을 지녔지만 사랑 앞에선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앤디.


"모든 사람이 자기 인생의 잠재적인 위험이 뭔지 생각하고 사전에 예방하려고 노력한다면 이 세상은 훨씬 평온할 거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게 무슨 잘못이겠어?"

"앤디, 사랑해."

판성메이가 앤디를 끌어안으려다가 앤디가 웃으며 피하자 웃음을 터뜨렸다.

"걱정 마. 난 레즈비언이 아니니까. 남들은 나더러 자기애가 강하고 이기적이라고들 하지. 내가 원하는 걸 고집하는 게 잘못인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자기 자신조차 사랑하지 않는데 남을 어떻게 사랑하겠어? 난 헌신적인 사랑 따윈 믿지 않아. 이기주의는 인간의 본능이야. 안 그래?"

"그런 건 문과생들의 영역이라 난 몰라. 내가 아는 건 자기 자신을 잘 간수하는 게 사회의 균형에 이롭다는 거야. 자신을 지키고도 여유가 있어서 남을 돕는다면 사회에 이바지하는 거지.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 이미 성공한 사람이 많지 않다면 왕바이촨 같은 사람과 파트너가 되어 가정을 꾸리는 것도 괜찮지 않아?"

"파트너 관계의 전제 조건은 평등이야. 그런데 법적으로나 사회 분위기로나 밖에서 일하는 남자들만 알아주고 집에서 수많은 뒤치다꺼리를 하는 여자들은 무시해. 이혼소송을 할 때 여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봐. 여자가 능력 있으면 혼자 사는 게 나아. 혼자 잘먹고 잘살면서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잖아." - page 307 ~ 308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하고 말았습니다.

능력이 있다면 굳이......

여자가 믿고 기댈 수 있는 건 자신이라는 앤디의 말이 당연하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오는 건 왜인지......

그래서 여느 여자들보다 앤디의 모습이 더 측은히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와는 반대인 사랑에 흠뻑 빠지는 '추잉잉'.

그녀는 바이 팀장에게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녀의 입장으로 보자면 사랑에 빠져있었습니다.

 


어쩜 사랑이 각성제일수가......

저 역시도 그녀의 그런 순수(?)한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취샤오샤오는 잉잉을 위해 남자친구를 시험한다는 이유로 그에게 몰래 자신의 번호를 적은 종이를 건네주었고 결국 바이 팀장은 취샤오샤오와 연락을 하며 지내는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자신은 끝까지 사랑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언니, 그 사람. 그냥 노는 걸 좋아하는 걸까?"

"아니."

"왜?"

"노는 걸 좋아하는 거랑 사람됨은 별개야 혼동하지마."

추잉잉이 절망적으로 울부짖었다.

"그럼 난 어떡해! 어떡해!..."

"이런 사실은 일찍 알수록 좋아. 젊을 때 쓰레기 몇 놈 안 만나는 여자가 얼마나 있겠어. 괜찮아. 포기해. 남자는 옷 같은 거야. 그것도 매대에 잔뜩 널린 옷. 울지 마. 뚝!"

관쥐얼이 말했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 짐 가지러 가자. 그 사람 들어오기 전에 빨리가서 가져오자." - page 130


이렇게 22층에 사는 다섯 여자들은 저마다의 자신의 고민들이 맞닥뜨리게 될 때마다 서로를 도와주며 위로를 건네곤 하였습니다.

아마도 서로 비슷한 나이였기에 비록 다툼이 있을지언정 화해를 하고 나아가는 모습이 더없이 멋져보였습니다.


그녀들이 사는 공간 환락송 22층.

다음 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연애에서 영원을 바라는 건 도박이야."


솔직당당한 그녀들의 이야기.

바로 다음 권으로 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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