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은 여자의 일
고이즈미 기미코 지음, 김도일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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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살인 사건의 주인공들은 '남자'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들이 사건을 일으킨 이유는 사랑하는 '여자' 때문이었고......


그런데 이 소설은 '여자'가 중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강렬했던 이 문구.


처음 본 순간부터 죽이고 싶었다!


보자마자 살의를 느꼈다는 그녀의 진심이 궁금하였습니다.


살인은 여자의 일』 

 


이 책은 8편의 주옥같은 단편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첫 문을 열어준 <살인은 여자의 일>.

베테랑 편집자인 '모토무라 시가코'.

야기 작가로부터 신이치를 소개받자마자 아마추어처럼 그를 대하게 됩니다.


(나잇살이나 먹은 베테랑 편집자가! 왜 이러지? 나 정말 이런 적 없었는데!) - page 12


젊고 단정하면서도 매력적인 이 남자 '스기조노 신이치'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 그의 곁엔 장점이 없어 보이는, 못생긴 이목구비에 얼굴선이 애매하고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커다란 얼굴을 가진 아내 '스기조노 고즈에'가 있었습니다.

고즈에보다 작품과 관련되어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 보다 세련되고 예쁜 자신이 더 낫다는 그녀의 자만심으로 자꾸만 신이치에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30대의 건강한 남자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은 특별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이치가 독신일거라고 공상을 펼친 시가코가 너무 안이했다.

그러나...... 아내가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사랑해서는 안된다는 법은 없다고 시가코는 스스로 생각했다. 그렇다. 물론 그런 법은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이 시가코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다고 정해진 것도 아니다. - page 25


막장 드라마에서 나오는 불륜녀 등장!

(하긴 요즘 드라마가 더 격하게 나오긴 하지만......)

그를 사로잡겠다는 생각에 시가코는 넘지 말아야할 선까지 넘게 되고......

 

아마도 '살인'이 '여자'의 일이라는 것은 '시기', '질투'로 인한 어리석인 짓임을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시가코는 어떻게 되었을지는 소설을 읽어보면 아실 듯 하고......

단편 속 여자들이 모두 직접 살인을 행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살의를 품고 어둠 속으로>에선 한 가정을 파탄내는 여성에 대해 살의를 ​가지지만 결과적으론......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마도 소설 속이든지 현실이든지 '살인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녀들이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결코 해서는 안 될 행위인 '살인'.

사건의 전제에는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참으로 그 여자들을 비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너무나 허무해 정말 잘 해 줬는데
사랑이 무슨 죄길래 너만 사랑했는데
모른척 버려두지마 잊을 수가 없는데
왜 나를 떠나가야 해
너만을 원했어 마지막을 꿈꾸며
정말 난 처음이었어 설레이는 이 마음
널 사랑했을 뿐인데 내가 그리울거야
제발 돌아와줘 -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단편 소설들이었기에 짧은 호흡으로 이야기를 읽어내려가 마지막에 남는 긴 탄식만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의 배후엔 질투, 시기등이 내포되어 있겠지만 같은 여자이기에 더 진한 여운이 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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